[Hinews 하이뉴스]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이 숟가락을 일찍 내려 놓으시며 "요즘 통 소화가 잘 안된다", "예전만큼 입맛이 없다"라고 호소하는 모습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많은 자녀들이 이를 단순히 연세 탓이나 일시적인 위장 문제로 여겨 소화제나 건강기능식품을 챙겨드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소화기 내과 검사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시선을 바꿔 치과를 찾아 부모님의 '구강 상태'와 '저작(씹는) 기능'을 반드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의 소화 과정은 음식을 입에 넣고 치아로 부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구강은 우리 몸의 소화기관 중 가장 첫 번째 관문으로, 치아가 음식을 잘게 부수고 침 속의 소화 효소와 골고루 섞이게 만들어 주어야 위와 장에서 부담 없이 영양소를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노화나 치주 질환으로 치아가 상실되거나 다수 빠져 있다면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한 채 덩어리째 삼키게 된다. 이처럼 덜 씹힌 음식물이 위장으로 들어가면 위장은 이를 분해하기 위해 과도한 위산을 분비하고 과도한 연동 운동을 강요받게 된다. 이는 결국 만성 소화불량, 위염,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소화기 질환으로 이어진다.
최수희 미소인치과 광진구점 원장
더 큰 문제는 씹기 편한 부드러운 음식이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만을 찾게 되면서 단백질,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의 섭취가 불균형해진다는 점이다. 영양 불균형은 어르신들의 근손실을 촉진하고 면역력을 급격히 떨어뜨려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결국 부모님의 소화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소화제에만 의존하기보다 씹는 기능을 회복하는 것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치아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선뜻 치과 문턱을 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치과 건강보험 제도를 활용하면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평생 동안 1인당 2개까지 임플란트 시술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수 있다.
치아가 빠진 공간을 오래 방치하면 잇몸뼈(치조골)가 자연스럽게 흡수되어 줄어들고, 양옆의 인접 치아가 빈 공간으로 기울어지며 치열이 전체적으로 무너진다. 잇몸뼈가 대량으로 손실된 후에는 임플란트를 심고 싶어도 고난도의 뼈이식이 추가되어 치료 절차가 훨씬 복잡해지고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의 임플란트 치료 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수술 자체에 대한 체력적 부담'과 '통증 및 부작용'이다. 특히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아스피린 같은 혈전용해제를 복용 중인 어르신들은 잇몸을 넓게 절개하는 기존 수술법에 대해 출혈과 감염, 더딘 회복 가능성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첨단 3D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네비게이션 임플란트(디지털 가이드 임플란트)’ 시스템은 컴퓨터 사전 모의수술을 통해 임플란트가 식립될 최적의 위치와 각도, 깊이를 정밀하게 계산한 뒤 시술하는 고도의 디지털 시스템이다.
3D CT와 구강 스캐너로 잇몸뼈의 양과 질, 신경관 및 인접 치아 위치를 마이크로 단위로 정밀 분석한다. 분석된 데이터를 전용 3D 소프트웨어에 적용해 모의수술을 진행하고 최적의 식립 경로를 산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수술 가이드 장치를 제작하며, 수술 시 가이드를 착용해 잇몸 절개 없이 작은 구멍만 내어 임플란트를 정확히 식립한다.
이러한 네비게이션 방식은 최소 절개로 진행되는 만큼 통증, 부종, 출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밀 가이드를 통한 식립으로 체력이 약한 고령 환자도 시술을 고려할 수 있으며, 감염 위험 감소와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임플란트를 안정적으로 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기존 치아 및 잇몸의 정기적 관리다. 아무리 좋은 임플란트라 하더라도 주변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임플란트 주위염'으로 인해 인공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잇몸 관리의 기본은 정기적인 '스케일링(치석 제거)'이다. 그러나 어르신들 중 상당수는 "스케일링을 받으면 이가 너무 시리고 아프다"며 치과 방문을 두려워한다. 어르신들은 노화로 인해 잇몸이 내려앉으면서 치아 뿌리가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노출된 치아 뿌리는 차가운 물이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일반적인 스케일링 장비에서 나오는 차가운 세척수가 심한 이 시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세척수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 등을 통해 이러한 이 시림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어, 스케일링을 미루고 있었다면 치과에 미리 상담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