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추석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런데 장거리 비행은 척추 건강에도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나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다면, 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 있는 사이 허리와 주변 근육에 부담이 쌓이면서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심해질 수 있다.
비행기 좌석은 공간이 좁아 허리를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 쉽다. 엉덩이를 좌석 앞쪽으로 뺀 채 허리를 구부리고 휴대전화를 보거나 잠을 청하는 자세가 대표적이다. 이런 자세가 길어지면 허리 주변 근육과 척추에 부담이 쌓이면서 피로감과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허리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장시간 비행 후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와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이나 저림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증상이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어, 비행을 마친 뒤 공항을 이동하거나 여행지에서 오래 걷는 과정에서 통증이 나타나기 쉽다.
정상원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여행 당일에는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허리에 부담이 쌓이기 시작한다. 체크인과 출국 수속을 마치고 탑승구까지 걷는 동안, 그리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동안 허리는 계속 긴장 상태에 놓인다.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도 짐을 들고 옮기거나 차량에 싣고 내리는 동작이 반복된다. 이미 피로가 쌓인 허리로 무거운 짐을 갑자기 들어 올리는 행동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평소 척추 질환이 있거나 최근 들어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잦아졌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 자신의 상태부터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통증이 평소보다 심해졌거나 걷기가 불편해졌다면 출발 전 의료진과 상담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여행 일정에 맞춰 미리 챙겨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거리 비행을 앞두고 있다면 복도 좌석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앉을 때는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넣고 허리를 과도하게 구부리지 않도록 하며, 허리와 좌석 사이에 작은 쿠션이나 말아놓은 수건을 받쳐 허리를 지지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 자세로 오래 버티지 않는 것이다. 좌석에서는 발목을 움직이거나 다리를 가볍게 펴는 등 틈틈이 몸을 움직여주고, 여건이 된다면 중간중간 일어나 통로를 걷는 것이 좋다. 다만 허리에 통증이 있는 상태라면 허리를 과도하게 비틀거나 무리하게 스트레칭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다리 통증이나 저림이 있다면 증상이 악화되지 않는 선에서만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안전하다.
여행지에 도착한 뒤에도 허리에 갑작스러운 부담이 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캐리어를 들어 올릴 때는 허리부터 숙이지 말고 무릎을 굽혀 짐을 몸 가까이 붙인 뒤 들어 올리는 것이 좋다. 무거운 짐은 되도록 바퀴로 끌어서 이동하고, 기내 선반이나 차량 트렁크에 짐을 싣고 내릴 때도 허리 힘만으로 들어 올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여행 중 오래 걷거나 관광 일정을 소화할 때도 처음부터 무리하기보다 중간중간 쉬어가며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비행 자체가 없던 허리디스크를 새로 만든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좁은 좌석에서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허리에 부담이 쌓이면서, 이미 있던 척추질환으로 인한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심해질 수 있다. 평소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행 전 증상을 충분히 관리하고, 비행 중에도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 중 허리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히 여행 후유증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일정을 소화하기보다 자신의 척추 상태에 맞춰 활동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