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검색 환경에서 병원들은 상위 노출을 위해 경쟁했다. 광고 순위를 확보하거나 키워드를 최적화해 높은 위치를 차지하려 했다. 그러나 AI 검색 환경에서는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상위 노출이 아니라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참고하고 인용하는 출처가 되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자가 링크를 클릭하기 전에 이미 답변을 얻는 세상에서, 병원은 그 답변 속에 포함되어야 한다.

AEO의 핵심은 AI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형식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이 시술의 회복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라고 질문했을 때, AI는 긴 설명보다 “평균 3-5일, 개인차에 따라 최대 일주일”처럼 즉시 답변 가능한 형식을 선호한다. 표나 목록으로 정리된 정보, 짧고 명확한 문단 구조, 질문에 직접 대응하는 제목이 AEO의 기본 요소다. SEO가 발견 가능성의 문제라면, AEO는 채택 가능성의 문제다.
그러나 형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의료 정보는 사람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YMYL 영역에 속한다. 구글은 이러한 콘텐츠에 대해 경험, 전문성, 권위, 신뢰성이라는 E-E-A-T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특히 경험 요소는 병원 마케팅에서 민감한 지점이다. 의료법 제56조는 환자에 관한 치료 경험담 등 소비자로 하여금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명백히 금지한다. 따라서 병원은 법적으로 금지된 환자 후기 대신, 의료 전문가의 심도 있는 경험을 부각해야 한다. 의료진의 치료 과정, 구체적인 진료 여정 설명, 법적 요건을 준수한 사례 연구를 통해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경험을 입증할 수 있다.
병원 콘텐츠는 의료진이 직접 작성하거나 검토해야 한다. 논문이나 공식 보고서 같은 권위 있는 출처를 인용하고, 치료의 장점만이 아니라 한계나 부작용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의료법은 심각한 부작용 등 중요한 정보를 누락하는 광고를 금지하며, 이러한 투명성이야말로 신뢰성 확보의 핵심이다.
AI 기술은 병원 마케팅에 효율성을 가져다주지만, 효율성만 추구하면 함정에 빠진다. AI는 설득력 있는 문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치료 효과를 보장하거나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표현, 객관적인 사실을 과장하는 내용을 무심코 포함시킬 수 있다. 이는 의료법 제56조에 따라 명백히 금지되는 광고 유형이다. 고의가 아니더라도 법규를 위반하면 과징금이나 개설 허가 취소 등 심각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인간 전문가의 최종 검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독립적인 병원 홈페이지는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는 최적의 공간이다. 포털 플랫폼과 달리 자체 웹사이트는 병원이 직접 통제할 수 있다. URL 구조를 AI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설계하고, 전문 분야별로 세부 페이지를 구축하며,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해 신뢰도를 쌓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축적된 콘텐츠는 검색 엔진과 AI 모두에게 해당 분야의 권위 있는 출처로 인식된다.
AI 검색 시대의 병원 마케팅은 노출 경쟁에서 신뢰 구축으로 전환되고 있다. SEO로 발견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는 AEO로 AI 답변에 채택되는 것이 핵심 과제다. AEO에 집중하지 않는 병원은 AI가 답변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배제될 것이고, 결국 잠재 환자에게 도달할 기회를 잃게 된다. 병원이 답해야 할 질문은 이제 검색 결과 몇 위에 있는가가 아니라, AI가 우리의 답변을 선택하고 있는가다. 다음 편에서는 AEO를 실제로 구현하는 구체적 방법과 단계적 적용 전략을 다룬다.
(글 : 김국주 헬스인뉴스 아카데미 대표강사)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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