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폭격 당한 UAE에 해외파견 강행…수산그룹 직원 안전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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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폭격 당한 UAE에 해외파견 강행…수산그룹 직원 안전 ‘외면’

이상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3-08 21:27

[Hinews 하이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확전되는 가운데 국내 중견기업 수산그룹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정비 공사를 위해 직원을 현지로 파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전쟁 위험이 고조된 상황에서 직원들을 중동 지역으로 보내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과 함께 파견 과정에서 직원들의 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됐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연기가 치솟는 장면을 보여준다. 세계에서 국제선 교통량이 가장 많은 두바이 공항은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공중 방어 요격 작전이 벌어진 후 3월 7일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가 일부 서비스를 재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연기가 치솟는 장면을 보여준다. 세계에서 국제선 교통량이 가장 많은 두바이 공항은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공중 방어 요격 작전이 벌어진 후 3월 7일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가 일부 서비스를 재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8일 수산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엔지니어 11명을 아부다비로 파견했다. 이들은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2호기 계획예방정비(O/H) 공사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수행하는 선발대다. 본격적인 정비 공사가 시작되면 120명 이상의 추가 인력이 순차적으로 현지에 투입될 예정이다.

정석현 수산그룹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런 때일수록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출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라카 원전이 한국이 해외에서 처음 수주한 원전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하며 사업 일정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문제는 현지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군사 충돌 과정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UAE 정부에 따르면 대부분의 공격은 방공망에 의해 요격됐지만, 요격 과정에서 발생한 잔해가 민간 지역에 떨어지면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우리 정부도 자국민 보호 조치에 나섰다. 외교부에 따르면 8일 아부다비에서 한국인 203명과 외국인 가족 3명 등 총 206명을 태운 전세기가 출발해 귀국 지원이 이뤄졌다. 현재 UAE에는 약 3000명의 한국인이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중동 지역에 인력을 파견한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해외 원전 사업 일정과 계약 이행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전쟁 상황에서 직원 안전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직원들의 선택권 문제도 논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프로젝트 특성상 현장 인력은 회사의 지시에 따라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형식적으로 동의 절차가 있더라도 실제로는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이 참여한 메신저 대화에서는 중동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파견을 강행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현지 안전에 대한 걱정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 관계자는 <하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자로 정부가 아랍에미레이트 등 지역에서 우리 국민들을 귀국 시키고 있는 와중에 회사는 사람들을 되려 보내고 있다”면서 “전시상황이나 다름없어서 불안해서 출장을 못갈것 같은데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직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상황이 이런데 우리 회사는 직원들을 사지로 몰고 있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해외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기업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계약 이행보다 근로자 안전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전쟁 위험이 존재하는 지역에서는 기업이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하고 충분한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무 관계 전문가는 “직원들이 회사의 강요에 의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인지 자발적인 결정인지 아니면 어느정도 협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점은 중요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안전이 우선시 되야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의 과거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 및 시행을 둘러싼 논란 당시, 기업 경영자에게 과도한 형사 책임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책임을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형사 처벌 형태로 묻는 방식이 기업 경영 환경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으며, 법 적용 과정에서 경영자의 책임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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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로향하는 수산그룹 직원들의 모습 <사진 = 수산그룹>


이상호 기자

leesh@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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