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전자담배 사용, 처음으로 궐련 추월

2024년도 조사에는 1차부터 6차까지 전 기간에 참여한 3,864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신체활동, 식생활 등의 건강행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본 조사는 단면조사가 아닌 추적조사 방식으로, 시간에 따른 행동 변화와 그 배경 요인을 확인할 수 있는 국가승인통계(승인번호 117109)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여학생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이 궐련 사용률을 처음으로 추월한 점이 주목된다.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1.54%로, 궐련(1.33%)보다 높았다. 남학생의 경우 여전히 궐련(5.5%)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었으며, 액상형 전자담배(3.57%), 궐련형 전자담배(1.67%)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결과가 2014년 미국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담배 선호도가 궐련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이동했던 현상과 유사하다고 분석하며, 국내에서도 남학생 포함 전반적인 전자담배 선호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편, 청소년 음주율도 지속 증가세를 보였다. 평생 음주경험률은 초등학교 6학년 당시 36.4%(모금 기준)에서 고등학교 2학년 60.8%로 증가했고, 잔기준 경험률은 7.5%에서 33.7%로 확대됐다. 현재 음주율 역시 0.7%에서 8.3%로 늘었다.
음주 시작 원인에 대해 청소년들은 ‘가족 및 어른 권유’(48.9%)가 가장 높았으며, ‘맛이나 향에 대한 호기심’(19.7%), ‘실수로’(8.2%), ‘친구의 권유’(6.7%) 순이었다. 조사 결과는 청소년 음주의 상당 부분이 가정 환경의 영향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가족·학교·지역사회 요인 모두에서 건강 소통과 예방교육의 감소가 확인됐다. 부모와의 식사 빈도는 초6 시기 66.3%에서 고2 시기 22.2%로, 건강 관련 대화를 자주 한다는 비율도 58.4%에서 37.7%로 줄었다. 학교 교육 역시 흡연 예방 교육은 95.9%에서 68.6%로, 음주 예방교육은 75.4%에서 45.2%로 각각 낮아졌다.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금연 홍보 노출은 줄고(93.3%→69.7%), 반면 흡연(39.2%→60.4%) 및 음주 장면(56.1%→70.7%) 노출은 증가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조사는 여학생의 전자담배 선호도 증가라는 중요한 변화 신호를 보여줬다”며 “제품 유형별 규제와 함께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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