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건강관리, 보양식도 체질별로 달라야
이준희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는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음식이나 생활 습관이라도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자신에게 맞는 건강관리법을 실천하는 것이 무더위를 현명하게 이겨내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폭염에 더 취약한 체질이 있다
사상의학에서는 사람의 체질을 네 가지로 나눈다. 각각의 체질은 해부학적 구조, 생리적 특징, 심리 상태까지 모두 반영되어 있으며, 계절에 따른 건강 반응도 다르게 나타난다.
소음인은 소화와 순환 기능이 약하고 체력 자체가 약한 편이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면 쉽게 탈진하거나 식욕이 떨어지고, 전신 쇠약감이 나타나기 쉽다. 찬 음식은 오히려 장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태음인은 체액이 잘 배출되지 않아 땀을 많이 흘리거나 활동량이 줄면 부종과 무기력증이 동반될 수 있다. 고열량 식사와 야식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태양인은 기본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빠른 체질이다. 폭염 속에서는 체력 고갈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물 섭취를 충분히 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준희 교수는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더위라도 견디는 방식은 제각각”이라며 “특히 여름철에는 작은 습관 하나가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양식’, 모두에게 좋은 건 아니다
여름철 복날에는 기운을 보충하기 위해 삼계탕, 보신탕 등 보양식을 찾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같은 음식이 보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소음인은 따뜻한 성질의 닭고기와 삼계탕이 잘 맞아 기운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소양인은 내열이 심한 체질로 닭고기를 먹으면 오히려 속열이 올라 소화 장애, 두통,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태음인은 체액 배출이 잘 안 돼 부종이 쉽게 생긴다. 소고기, 율무, 우유 등 순환과 대사를 도와주는 식품이 보양식으로 적절하다.
태양인은 맵고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 과다 섭취를 피하고, 메밀, 포도, 문어, 키위 등 열을 식혀주는 식단이 추천된다.
이 교수는 “무작정 보양식만 먹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오히려 체질에 맞지 않으면 피로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체질 판단, 의료진 진단이 먼저다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간편하게 체질을 자가 진단하려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오진 위험이 높고, 건강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체질은 외모나 성격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식습관·생활 패턴·진단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한의사의 진찰을 통해 체질을 정확히 알고 생활에 적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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