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현대인의 생활 습관은 허리에 큰 부담을 준다. 장시간 앉아 있는 사무직 근로자, 스마트폰 사용이 잦은 사람, 운동 부족과 구부정한 자세는 요추에 누적된 압력을 증가시킨다. 처음에는 단순 근육통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를 방치하면 추간판(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돼 추간판 탈출증, 흔히 말하는 허리디스크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손상돼 내부 수핵이 밖으로 돌출하며 신경근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허리 통증과 가벼운 불편감으로 시작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 감각 이상, 근력 저하 같은 신경학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퇴행성 변화는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고, 유전적 요인, 비만, 흡연 등도 진행 속도를 높인다. 특히 흡연은 디스크 내 혈류를 떨어뜨려 영양 공급을 방해하고, 체중 증가는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늘려 젊은 층에서도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허리 통증은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쉬우나, 방치하면 디스크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위험 신호와 진단, 놓치면 안 되는 척추 경고
디스크 탈출은 대부분 요통과 다리 방사통으로 시작된다. 탈출된 수핵이 신경을 압박하면 다리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리고, 심할 경우 발끝 감각이 약해지고 발뒤꿈치로 걷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중앙으로 큰 수핵이 돌출되면 대소변 장애, 하지 마비, 성기능 이상까지 발생할 수 있어 즉각 진료가 필요하다.
진단은 증상과 신체 검사를 통해 시작된다. 대표적으로 하지 직거상 검사를 통해 다리 통증 여부를 확인하며, 방사선 검사로 척추 정렬 상태를 점검한다. 이후 MRI 검사로 추간판 탈출 위치와 신경 압박 정도를 정확히 평가한다.
최지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모든 환자가 처음부터 정밀검사를 받는 건 아니다. 대부분은 안정, 약물, 물리치료 등 보존적 방법만으로도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치료와 생활 습관 관리, 재발 막는 핵심 포인트
보존적 치료로 6~12주 이상 경과를 지켜봐도 통증이 개선되지 않거나 신경마비가 진행되면 수술을 고려한다. 과거에는 절개 범위가 크고 회복이 길었지만, 최근에는 척추내시경수술이 주목받는다. 1cm 내외의 작은 절개로 내시경을 삽입해 실시간 영상으로 병변을 확인하며 탈출된 추간판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근육 손상과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부분마취로 진행할 수도 있어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도 비교적 안전하다.
하지만 수술만으로 척추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는 건 아니다. 치료 후 생활습관 관리가 재발 방지의 핵심이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무거운 물건은 허리를 굽히지 않고 무릎을 활용해 들어야 한다. 장시간 앉아 있을 경우에는 30분마다 일어나 스트레칭을 권장한다.
비만과 흡연은 디스크 퇴행을 촉진하므로 체중 관리와 금연이 필수다. 또한 걷기, 자전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통증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최지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최 교수는 “한 번 손상된 디스크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내시경 수술로 통증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력 강화와 자세 교정이 병행돼야 건강한 척추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