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계속되는 기침.... 언제 병원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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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계속되는 기침.... 언제 병원 가야 할까?"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11 10:04

[Hinews 하이뉴스] 기온이 뚝 떨어지는 시기에는 갑작스러운 찬 공기와 건조한 바람이 기관지를 자극해 기침이 쉽게 늘어난다. 기침은 기도에 들어온 이물질을 밀어내고, 폐 속에 쌓인 분비물을 배출하는 기본적인 방어기전이다. 흔히 사레가 들렸을 때 기침으로 이물질을 뱉어내는 경험을 떠올리면 된다. 즉, 기침은 불편하지만 우리 몸을 위해 꼭 필요한 생리적 과정이다.

하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기침도 일정 기간을 넘기면 의미가 달라진다. 의학적으로 기침은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3주 미만), 아급성(3~8주), 만성(8주 이상)으로 나뉘는데, 분류 기준은 단순한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문지용 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주 이내의 기침은 대부분 감기처럼 저절로 호전되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지만, 8주 이상 이어지는 기침은 단순 감기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즉, ‘얼마나 오래 기침했는가’는 원인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기침이 2~3주 넘게 계속되거나 위험 신호가 보이면 즉시 검사를 통해 숨은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기침이 2~3주 넘게 계속되거나 위험 신호가 보이면 즉시 검사를 통해 숨은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기침이 멈추지 않는 이유... 호흡기·비호흡기 원인 모두 확인해야


기침이 길어지는 배경은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천식, COPD, 기관지확장증, 폐섬유화증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있다. 이런 질환들은 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켜 사소한 자극에도 기침이 쉽게 발생하도록 만든다. 또한 흡연, 실내외 미세먼지, 특정 약물처럼 생활 환경이나 복용 중인 약제가 오래된 기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같은 자극에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른 이유는 기도의 민감도가 개인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호흡기 외의 원인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위산이 목으로 역류하는 위식도역류질환은 밤에 누웠을 때 기침이 심해지는 형태로 나타나기 쉽다. 또한 부비동염처럼 콧속의 염증이 심할 때는 분비물이 목 뒤로 흘러내리면서 묵직한 기침이 이어진다. 아주 드물지만 폐결핵이나 폐암처럼 진행 속도가 느린 질병이 기침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문지용 교수는 “기침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드문 원인까지 포함해 폭넓게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체중 감소나 객혈이 동반된다면 일반적인 기침과는 다른 신호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지용 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문지용 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2~3주 이상 지속되면 검사가 필요... 특정 증상은 ‘즉시 진료’


기침이 2~3주를 넘기면, 스스로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기침이 길어지는 동안 증상만 보고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어 기본적인 흉부 X선 촬영과 진찰이 도움이 된다.

문지용 교수는 “결핵과 같은 질환은 초기에 진단이 늦어지면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고, 폐암은 조기 발견이 치료 방향을 바꾸는 만큼 지나치게 기다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초기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8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될 경우 폐기능 검사나 CT 등 보다 정밀한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증상은 기침 기간과 관계없이 즉시 진찰을 받아야 한다. 피 섞인 가래, 숨참,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목소리 변화, 고열 등이 그 예다. 장기간 흡연력이 있는 중년 이상이라면 새로운 기침이 생기거나 기존 기침 양상이 달라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기침이 1~2주 지속되더라도 점차 횟수와 강도가 줄고 다른 전신 증상이 없다면 자연스러운 회복 과정일 수 있다. 다만 문 교수는 “기침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야간에 악화된다면 평소와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 필요할 때는 즉시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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