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반복적이고 긴장된 발성은 성대와 목 주변 근육에 지속적인 부담을 준다. 성대 점막은 얇고 민감해 과도한 사용 시 부종이 생기고, 점막 아래 근육과 힘줄이 과도하게 긴장한다. 목소리를 높이거나 말을 오래 지속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성대 결절이나 후두염과 같은 만성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헛기침, 발성 피로, 목소리 갈라짐, 발성 불안정은 모두 이런 부담에서 비롯된다.
‘반복’, ‘지속’이라는 부분 때문에 콜센터 상담 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소리가 망가지는 것을 인식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 증상은 아주 작게 시작되며, 작은 신호는 무시되거나 참고 넘겨지거나, ‘다들 겪는 일’로 치부된다. 하지만 작은 신호가 반복되면 성대와 목 근육에 누적 부담이 쌓여 만성적인 음성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 경미하게 느껴지는 피로나 쉰 목소리가 결국 상담 노동자의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만, 대부분 인지하지 못하거나 업무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증상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을 신청하지 않거나, 신청해도 인정받기 어렵다.
<하이뉴스>는 2026년 1월 6일부터 16일 사이, 국내 카드사와 통신사 콜센터 상담 노동자 일곱명을 대상으로 전화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에는 인터뷰 대상자 중 산재 신청을 준비하는 세 명의 상담 노동자 사례를 담았다. 또한 해외에서 목소리 노동과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는지 살펴보고, 국내에서 상담 노동자의 산재 신청이 왜 어려운지도 알아보고자 한다.
‘반복’, ‘지속’이라는 부분 때문에 콜센터 상담 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소리가 망가지는 것을 인식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 증상은 아주 작게 시작되며, 작은 신호는 무시되거나 참고 넘겨지거나, ‘다들 겪는 일’로 치부된다. 하지만 작은 신호가 반복되면 성대와 목 근육에 누적 부담이 쌓여 만성적인 음성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 경미하게 느껴지는 피로나 쉰 목소리가 결국 상담 노동자의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만, 대부분 인지하지 못하거나 업무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증상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을 신청하지 않거나, 신청해도 인정받기 어렵다.
A씨(30대 여성)는 카드사 콜센터에서 인바운드 상담 업무를 맡았다. 입사 초기에는 별다른 신체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하루 평균 180통 내외의 전화를 받았고, 통화 중 고객 응대 매뉴얼을 정확히 따르는 데 집중했다. 변화는 근무 3개월 차부터 시작됐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아지고, 말을 많이 하면 목이 쉽게 피곤해졌다. 다음 날 아침이면 증상이 사라졌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6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하루를 마치면 목 안쪽이 따끔거리고, 물을 마셔도 마른 느낌이 계속됐다. 통화 중 목소리가 갑자기 갈라지는 경험도 처음으로 했다. A씨는 “고객이 잘 안 들린다고 다시 말해달라고 하면 순간적으로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 무렵부터 헛기침이 잦아졌고, 통화 사이사이에 목을 가다듬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나 콜은 자동으로 연결됐고, 쉴 틈은 없었다. 입사 1년 무렵, A씨는 병원을 찾았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성대 부종과 초기 성대결절 소견을 이야기했다. 일정 기간 음성 사용을 줄이고 휴식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았지만, 현실적으로 휴직이나 장기 병가는 어려웠다. A씨는 진통제와 소염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며 근무를 이어갔다. “목소리가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로 계속 일하다 보니, 지금은 쉬어도 회복이 느리다”고 말했다.
B씨(40대 남성)는 통신사 고객센터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했다. 초기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목소리를 유지했지만, 업무 강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고객 불만이 많은 부서로 이동한 이후 증상이 뚜렷해졌다. 하루 통화량은 줄었지만, 한 통 한 통의 통화가 길고 감정적으로 소모가 컸다. B씨는 “화를 잔뜩 낸 고객을 상대로 20분 이상 설명해야 하는 통화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 시기 B씨가 가장 힘들어했던 증상은 목소리 자체보다 ‘목에 힘이 계속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통화가 끝난 뒤에도 목 주변 근육이 굳어 있는 것 같았고, 퇴근 후에는 말을 거의 하지 않게 됐다. 가족들과 대화하는 것조차 부담이 됐다. 병원에서는 만성 후두염 진단을 받았고, 반복적인 발성 긴장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B씨는 “아프다고 말하면 일하기 싫어서 그런 것처럼 보일까 봐 참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팀 내에서도 목소리 문제를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성과 평가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병가나 휴식을 요청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B씨는 목소리 문제가 악화된 상태에서 다른 부서로 이동했고, 이후에도 발성 불안정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C씨(20대 후반 여성)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형태로 상담을 시작했다. 집에서 근무한다는 점은 편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헤드셋을 장시간 착용한 채 통화에 집중해야 했다. 휴식 시간은 줄어들었고, 통화 밀도가 높아졌다. C씨는 “화장실 가는 시간도 눈치를 봐야 했다”고 말했다. 입사 후 4개월쯤 지났을 때부터 쉰 목소리가 잦아졌다. 특히 오후가 되면 음성이 뚝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통화를 계속하다 보면 말이 잘 나오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목에 힘을 더 주게 됐다. 그 결과 통화가 끝날 때쯤에는 목 안쪽이 따갑고, 귀까지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병원을 찾았을 때는 성대에 뚜렷한 결절은 없었지만, 음성 피로와 발성 과긴장이 심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C씨는 결국 계약 만료를 앞두고 퇴사를 선택했다. “목소리가 이대로 망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퇴사 후에도 몇 달 동안은 노래를 부르거나 큰 소리로 말하기가 어려웠다. C씨는 “일을 그만두고 나서야 회복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국내 상담 노동자 인터뷰를 보면, 이런 증상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업무 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하루 평균 수백 통에 이르는 통화량, 통화 종료 직후 바로 다음 통화가 연결되는 시스템은 성대가 회복될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상담 노동자들은 “목이 아파도 전화를 끊을 수 없다”, “쉰 목소리가 나와도 고객에게는 평소처럼 또렷하게 말해야 한다”고 말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통화 중 갑작스럽게 목이 막히는 느낌, 발성 불안정, 목 안쪽 통증 등이 동반된다. 이 단계에서 상담 노동자들은 물을 자주 마시거나, 통화 사이사이에 헛기침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헛기침은 성대에 추가적인 마찰을 일으켜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일부 상담 노동자는 성대결절, 성대 부종, 만성 후두염 진단을 받지만, 대부분 초기 증상을 업무와 분리해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위험은 최근 국제 논문을 통해 점점 더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2024년 미국 음성의학 전문 학술지 ‘Journal of Voice’에 실린 ‘콜센터 상담 노동자의 음성 인식 및 음성 피로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콜센터 상담 노동자 57명과 비음성 직군 57명을 비교했을 때, 상담 노동자가 음성 피로 지수(VFI)와 음성 장애 인식 지수(VHI‑10)에서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진은 단순히 하루 통화량이 많아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통화 중 감정을 억제하고 긴장된 상태로 발성하는 것이 성대 손상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상담 노동자들은 하루 수백 통의 통화를 반복하면서 초기에는 누적되는 목소리 피로를 거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복과 지속적인 발성으로 인한 부담은 초기에는 경미한 피로나 쉰 목소리로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 성대 점막과 주변 근육에 미세한 손상을 누적시킨다.
2025년 영국 ‘PeerJ Ltd’가 발표한 ‘COVID‑19 팬데믹 동안 콜센터 상담사들이 스스로 보고한 음성 문제’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상담 노동자의 재택 근무와 장시간 통화, 높은 업무 밀도 속에서 발생하는 쉰 목소리, 발성 불안정, 목 통증 문제가 심각하다. 연구 결과 상담 노동자의 다수가 이러한 증상을 경험했으며, 이는 통화 강도, 감정적 스트레스, 휴식 부족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발성, 감정 노동, 불충분한 회복 시간이 결합하면, 상담 노동자는 점차 목소리를 높이거나 길게 내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고, 반복적인 헛기침과 발성 과긴장, 목 근육 통증을 겪게 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 불편이 아니라, 만성적 음성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직업적 위험임을 강조했다.
국제 연구에서 사용되는 Voice Fatigue Index(VFI)와 Voice Handicap Index‑10(VHI‑10)은 이런 위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표준화된 도구다. VFI는 발성 후 피로감, 휴식 후 회복도, 통화 중 불편감 등을 수치화하고, VHI‑10은 목소리가 일상생활과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으로 측정한다. 두 지표 모두 단순히 주관적 피로가 아니라, 상담 노동자의 목소리 부담이 실제 건강과 업무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화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된다. 이 지표를 통해 국제 연구들은 상담 노동자의 음성 부담이 일반 직군보다 월등히 높으며, 반복적·지속적인 발성과 감정 노동이 핵심 위험 요인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국내 상담 노동자 인터뷰 결과 역시 이러한 연구와 맥을 같이한다. 하루 평균 수백 통의 통화, 통화 중 화장실을 가기 어려운 근무 환경, 통화 종료 직후 바로 다음 통화가 연결되는 시스템은 성대가 회복될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상담 노동자들은 “목이 아파도 전화를 끊을 수 없다”, “쉰 목소리가 나와도 고객에게는 평소처럼 또렷하게 말해야 한다”고 말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통화 중 갑작스럽게 목이 막히는 느낌, 발성 불안정, 목 안쪽 통증 등이 동반되고, 헛기침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성대 부담이 가중된다. 일부 상담 노동자는 성대결절, 성대 부종, 만성 후두염 진단을 받지만, 대부분 초기 증상을 업무와 분리해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담 노동자들의 산재 실태는 어떨까? 콜센터 상담 노동자의 음성 질환은 명확한 업무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재 신청은 쉽지 않다. 단순히 초기 증상이 경미해서가 아니라, 증상 입증이 어렵고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상담 노동자들이 처한 노동 환경이 산재 신청을 더 어렵게 만든다. 많은 상담 노동자는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으로, 병가를 내거나 산재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해고나 계약 연장 거부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 위험이 있다.
인터뷰에 응했던 통신사에서 일하고 있는 D씨의 경우 목소리에 이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재 신청을 포기했다. 계약직으로, 산재 신청 과정에서 휴직을 하거나 치료를 위해 근무를 중단하면 계약 연장이나 평가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팀 내 성과 경쟁과 하루 수백 통의 통화 강제 시스템, 통화 직후 바로 다음 통화가 이어지는 구조 때문에, 목소리에 문제가 있어도 업무를 중단할 수 없는 현실이 이어진다. 이런 환경에서 초기 음성 피로는 방치되고, 증상이 명확해졌을 때도 산재 신청 자체가 쉽지 않다.
또한 설사 산재를 신청한다고 해도, 인정 절차가 까다롭다. 산업재해보상보험에서는 업무와 질병 간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해야 하는데, 목소리 질환은 초기 증상이 경미하고 서서히 진행되며, 근무 기록만으로는 통화량, 발성 강도, 감정적 스트레스 등 직업적 위험 요인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 심지어 진단서와 의사 소견만으로는 업무상 발생한 질환임을 충분히 입증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인터뷰에 응한 E씨는 “후두염, 이명, 근골격계질환 등은 비일비재하다”면서 “다만 아직까지 관련 질환으로 실제 산재요청및 승인사례를 직간접으로 겪지는 못했다. 사실 관련질환들이 산재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사례가 없으니 신청해볼 용기, 수고로움조차 막연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도 하지 않았으니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F씨 역시 “콜센터 노동자들의 성대결절은 많지만 산재를 진행한 적은 없다”면서 “절차가 복잡하고 인정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그렇게 만들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가도 현재 무급이라 상병휴가 등이 절실하지만 권리보장을 위해 나서야 하는, 그 과정을 해낼 자신이 없는 것”이라면서 그리고 대부분 용역이라 연차도 맘편히 못쓰는데 민폐라는 생각에 산재는 생각도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