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힘든 부모님, 무릎 아닌 ‘목’이 원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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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힘든 부모님, 무릎 아닌 ‘목’이 원인일 수 있다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5-06 11:34

[Hinews 하이뉴스] 직장인 최모 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아버지를 뵙고 고민에 빠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노화 현상이라 생각했다. 무릎이 나빠져 걸음이 느려지고 손이 둔해진 것으로만 여겼다. 하지만 단추를 채우는 데 시간이 한참 걸리는 등 증상이 뚜렷해지자 병원을 찾았고, 뜻밖에도 ‘경추척수증’ 진단을 받았다.

경추척수증은 신경 전달의 핵심 통로인 척수 자체가 눌리기 때문에 손발의 기능 저하와 보행 장애 등 마비 증상이 동반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경추척수증은 신경 전달의 핵심 통로인 척수 자체가 눌리기 때문에 손발의 기능 저하와 보행 장애 등 마비 증상이 동반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목 디스크와 다른 ‘중추신경’ 압박 질환

경추척수증은 목뼈 부위의 중추신경인 척수가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목 디스크는 척수에서 갈라져 나온 말초신경인 신경근이 눌려 통증과 저림이 나타난다. 반면 경추척수증은 신경 전달의 핵심 통로인 척수 자체가 눌리기 때문에 손발의 기능 저하와 보행 장애 등 ‘마비’ 증상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젓가락질 어색해지면 의심해야

이 질환은 대개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노화나 단순 디스크로 오인하는 사례가 많다. 젓가락질이 어색해지거나 옷 단추를 채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손의 미세한 움직임에 변화가 생겼다면 초기 신호로 봐야 한다. 장선우 강릉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에서 출발한 운동 신경은 반드시 경추를 지난다”며 “목에서 척수가 눌리면 다리에 힘이 빠지고 비틀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 가벼운 낙상에도 사지마비로 이어져

경추척수증의 가장 큰 위험은 가벼운 외상에도 급성 사지마비가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척추관이 좁아져 척수가 눌려 있는 상태에서는 가벼운 교통사고나 낙상만으로도 신경이 손상되어 하루아침에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진단은 신경학적 검사와 더불어 X-ray, CT, MRI를 통해 척추관 협착 정도와 신경 손상 여부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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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우 강릉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사진=강릉아산병원 제공>

◇ 마비 증상 있다면 수술적 치료가 원칙

보행 장애나 손 기능 저하 등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약물이나 물리치료만으로는 좁아진 신경 통로를 넓히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수술은 척수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디스크나 뼈, 인대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최근에는 근육을 보존하는 최소침습 수술이 도입되면서 회복 부담과 부작용을 낮추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 통증보다 ‘기능 변화’ 살펴야

경추척수증은 통증이 뚜렷하지 않아 가족의 세심한 관찰이 조기 발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부모님의 건강을 살필 때는 무릎이나 허리 통증뿐 아니라 손놀림과 걸음걸이의 변화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장선우 교수는 “젓가락질이나 보행에 작은 변화라도 보인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조기에 발견하면 질환의 진행을 막고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소라 기자

sora@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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