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넘는 고열에 해열제도 안 듣는다면...희귀 난치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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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넘는 고열에 해열제도 안 듣는다면...희귀 난치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의심해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5-12 12:03

[Hinews 하이뉴스] 고열이 2주 이상 이어지는데 해열제도 듣지 않는다면 단순 몸살로 넘기면 안 된다.

이홍기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이런 경우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을 의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HLH는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가 오히려 자신의 혈구를 공격·파괴하는 희귀 난치 질환이다. T세포와 대식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되면서 정작 보호해야 할 적혈구·백혈구·혈소판을 잡아먹는다. 이 과정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해 간·폐·뇌 등 주요 장기가 빠르게 손상된다.

이 교수는 "HLH는 면역 체계가 브레이크 고장 난 기관차처럼 폭주하며 전신에 극심한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라며 "주요 장기를 순식간에 망가뜨리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열이 2주 이상 이어지는데 해열제도 듣지 않는다면 단순 몸살로 넘기면 안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고열이 2주 이상 이어지는데 해열제도 듣지 않는다면 단순 몸살로 넘기면 안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유전성과 이차성, 두 가지 경로

HLH는 크게 유전자 결함으로 영유아기에 나타나는 가족성(일차성)과 감염·악성 종양·자가면역질환이 원인인 이차성으로 나뉜다. 성인 환자는 주로 EB바이러스 감염이나 림프종 같은 혈액암이 발병의 방아쇠가 된다. 이 교수는 "성인 HLH는 기저 질환이나 암과 연관된 경우가 많아 단순 열병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면역력이 약해진 중장년층이나 암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증상은 섭씨 38.5도 이상의 고열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서 해열제로 조절되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빈혈로 인한 극심한 어지럼증과 전신 쇠약감, 지혈이 잘 안 되거나 피부에 이유 없이 멍이 드는 증상이 동반된다. 간 또는 비장 부위인 상복부가 붓거나 딱딱하게 만져지거나, 눈 흰자위와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 중 여러 증상이 겹친다면 지체 없이 종양혈액내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 진단은 골수 검사가 핵심

HLH가 의심되면 혈액 내 페리틴(철분 저장 단백질)과 중성지방 수치를 확인하고, 골수 검사를 통해 대식세포가 혈구 세포를 잡아먹는 탐식 현상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이 교수는 "진단이 늦어질수록 장기 부전으로 진행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며 "초기에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항암 화학요법으로 면역 폭주를 잠재우는 동시에 원인 질환에 대한 병행 치료가 필수"라고 말했다. 재발 위험이 크거나 유전적 결함이 확인되면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한 근본 치료를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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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기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사진=건국대병원 제공>

이 교수는 "조기에 발견해 체계적인 치료를 받으면 완치에 도전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몸이 보내는 고열 신호를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소라 기자

sora@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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