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8일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코스피는 장 초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코스닥시장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주식·환율·채권이 동시에 흔들린 배경에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까지 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 지표와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것은 물론, 일각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글로벌 자금은 다시 미국으로 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을 감수하며 신흥국 자산에 투자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 자산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 이탈로 이어졌다.
8일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코스피는 장 초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코스닥시장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주식·환율·채권이 동시에 흔들린 배경에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실제로 이날 국내 증시 하락은 외국인 매도세가 주도했다.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며 현금을 확보했고, 이를 다시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졌다. 환율이 급등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화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달러 수요는 늘어나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환율 상승은 단순히 외환시장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원유와 천연가스, 반도체 장비 등 해외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가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들의 생산비용 증가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연결된다.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 역시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높은 금리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늘리고 소비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한국 증시를 이끄는 주요 업종은 글로벌 경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미국 통화정책 변화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한 것도 이러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채권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채권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시장이 미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를 반영하면서 채권을 매도했고, 이에 따라 국고채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상승은 곧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가상자산 시장도 불안감을 피해가지 못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현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투자보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시장 충격이 단순히 국내 경제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투자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금리 정책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는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분간 미국 경제지표와 연방준비제도의 발언 하나하나가 국내 금융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