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평년 대비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여름철에는 실내외 바닥이 미끄러워져 보행자가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낙상사고 위험이 급증한다. 집중호우와 장마 영향으로 물기가 마르지 않는 욕실, 현관, 계단, 지하주차장은 물론 빗물에 젖은 보도블록이나 경사로는 낙상이 빈발하는 대표적인 위험 지대다.
여름철에 흔히 신는 슬리퍼나 샌들은 발을 안정적으로 지지하지 못해 미끄러짐을 유발하기 쉽다. 넘어질 때 발생하는 충격은 가벼운 타박상에 그치지 않고 인대나 척추 손상으로 이어지며, 신체 능력이 떨어진 고령층은 미미한 외력에도 뼈가 주저앉는 치명적인 척추압박골절을 입을 수 있다.
넘어질 때 발생하는 충격은 가벼운 타박상에 그치지 않고 인대나 척추 손상으로 이어지며, 신체 능력이 떨어진 고령층은 미미한 외력에도 뼈가 주저앉는 치명적인 척추압박골절을 입을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실제 낙상은 노년기 건강을 무너뜨리는 주된 요인이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3년 퇴원손상통계 자료를 보면 손상 원인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 가운데 추락과 낙상 사고가 51.6%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고령 환자의 입원율이 높은 만큼 골다공증을 앓거나 골밀도가 줄어든 상태라면 낙상 후 척추 골절 유무를 정밀하게 살펴야 한다. 하중을 견디는 척추는 역학적 위치에 따라 전주(앞기둥), 중주(중간기둥), 후주(뒤기둥)로 나뉘는데, 체중 지탱을 담당하는 척추체 전방 부위가 압박을 받아 높이가 낮아지는 현상을 척추압박골절이라 부른다.
이 질환은 골다공증으로 골질이 약해진 노년층에게서 일상적인 거동 중에 흔히 발생하지만, 골밀도가 정상인 사람도 교통사고나 추락 등 강한 외력이 가해지면 피할 수 없다. 골절이 발생하면 해당 부위에 강한 통증이 집중되며 보행하거나 오랜 시간 서 있을 때, 의자에서 일어날 때, 몸을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극심해진다. 여러 척추뼈가 동시에 내려앉으면 허리를 곧게 펴기 힘들어지고 등이 활처럼 굽는 척추후만변형 등 영구적인 신체 변형을 남긴다.
병원에서는 환자 증상과 진찰 내용을 바탕으로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진행해 골절 상태를 파악한다. 치료는 환자 연령과 기저질환을 고려해 침상 안정, 약물 투여,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같은 보존적 요법을 우선 적용한다.
사고를 막으려면 가정 물기가 생기기 쉬운 화장실과 현관 바닥을 상시 건조하게 유지하고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두는 편이 좋다. 우천 시 외출할 때는 접지력이 우수한 신발을 선택하고 빗길에서는 보폭을 평소보다 줄여 천천히 걸어야 한다. 우산이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보행 각도를 조절하고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는 절대 삼가야 한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난간을 잡고 야간에는 조명이 밝은 경로를 택해 바닥을 확인하며 이동해야 한다. 평소 하체 근력을 키우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균형 감각을 기르고, 골다공증 환자는 정기 검진과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정동문 대동병원 척추센터 진료부장(신경외과 전문의) <사진=대동병원 제공>
정동문 대동병원 척추센터 진료부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여름철에는 장마와 집중호우 등으로 낙상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며 “특히 근력과 균형감각이 저하된 고령층은 비교적 가벼운 낙상에도 척추압박골절을 비롯해 고관절 골절, 손목 골절, 두부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낙상 이후 발생한 허리 통증을 단순 근육통이나 염좌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척추압박골절을 방치할 경우 통증이 만성화되거나 척추체 변형이 진행될 수 있는 만큼, 통증이 지속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