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섭취량보다 종류가 암 사망 위험 가른다...국내 첫 고기 종류별 암 사망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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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섭취량보다 종류가 암 사망 위험 가른다...국내 첫 고기 종류별 암 사망률 분석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6-25 10:56

[Hinews 하이뉴스] 육류를 얼마나 많이 먹느냐보다 어떤 종류의 고기를 섭취하느냐가 특정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과 더 깊은 연관성을 보인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은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를 많이 먹을수록 위암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 반면, 여성은 곱창이나 간 등 내장육을 많이 섭취할수록 췌장암과 유방암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성별 전개 차이가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와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인선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14만7562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육류 종류별 섭취량과 암종별 사망률의 연관성을 추적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육류를 얼마나 많이 먹느냐보다 어떤 종류의 고기를 섭취하느냐가 특정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과 더 깊은 연관성을 보인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육류를 얼마나 많이 먹느냐보다 어떤 종류의 고기를 섭취하느냐가 특정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과 더 깊은 연관성을 보인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그동안 서구 인구집단을 바탕으로 전체 육류 섭취량과 암 발생률의 상관관계를 다룬 연구는 있었으나, 국내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육류 종류별 암 사망률을 정밀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고기 종류를 붉은 고기, 닭고기, 내장육, 가공육으로 분류하고 나이와 체질량지수(BMI), 흡연, 음주량 등 교란 요인을 보정해 사망 위험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고기 섭취량 자체는 남녀 모두 전체 암 사망률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다만 세부 종류별로 위험도가 엇갈렸다. 남성은 붉은 고기 섭취량이 가장 많은 집단이 가장 적은 집단보다 위암 사망 위험이 52% 낮았다. 이 같은 경향은 체질량지수 25 미만으로 비교적 마른 체형이거나 흡연 경험이 있는 남성에게서 특히 뚜렷했다. 반면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을 섭취하는 남성은 먹지 않는 남성에 비해 직장암 사망 위험이 2.45배 높게 나타났다.

여성은 내장육 섭취량에 따라 암 사망 위험이 크게 뛰었다. 내장육을 비교적 많이 소비하는 집단은 가장 적게 먹는 집단보다 유방암 사망 위험이 2.57배, 췌장암 사망 위험이 1.83배 높았다. 이 연관성은 60세 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 25 미만인 마른 체형, 비흡연 여성 집단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한국 남성의 붉은 고기 섭취가 위암 사망 위험 감소로 이어진 원인으로 한국 특유의 식문화를 지목했다. 국내에서 소비하는 붉은 고기는 대부분 돼지고기이며, 서구권처럼 염장이나 훈제 형태로 절여 먹기보다 불판에 구워 먹는 방식이 많아 염분 노출과 지방 구성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육류를 많이 소비하는 집단이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아 위암 전기 검진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도 작용했다.

(왼쪽부터)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인선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lt;사진=서울대병원 제공&gt;
(왼쪽부터)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인선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유인선 교수는 동물의 간이나 곱창 같은 내장 부위에는 살코기보다 비소, 카드뮴, 납 등 중금속 성분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이어 이러한 유해 물질이 체내 지방 조직에 축적되어 있다가 노화나 체중 변화 과정에서 혈액으로 흘러나오면서 여성의 암 사망 위험을 높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선 교수는 영양 가이드라인을 무조건 서구 기준에 맞추기보다 한국인의 식습관과 생활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고 짚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기 양보다 종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식생활 환경을 고려한 성별 맞춤형 영양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식이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 최근호에 실렸다.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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