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루푸스의 치명적인 합병증 '루푸스 신염' 환자 가운데 표준 면역억제 치료가 통하지 않는 이들을 치료 초기에 혈액 검사만으로 선별하는 분자 지표가 나왔다. 기존 임상 지표보다 면역학적 변화를 빠르게 포착해 환자별 맞춤형 정밀의료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배상철 의학석좌교수와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공동 연구팀은 루푸스 신염 환자의 면역세포를 치료 전후 시간 흐름에 따라 정밀 분석한 결과, 치료 반응이 없는 환자군에서 '제1형 인터페론' 하위 신호가 꺼지지 않고 지속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류마티스학 분야 국제학술지 '안달스 오브 더 류마틱 디지즈(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에 실렸다.
(왼쪽부터) 배상철 의학석좌교수, 신의철 교수, 이혜순 교수, 김우중 교수 <사진=한양대학교의료원 제공>
루푸스 신염은 루푸스 환자의 35%에서 60% 사이에서 발생하는 주요 합병증이다. 신장 기능 손상과 직결돼 환자의 예후를 좌우하지만 상당수 환자가 표준 면역억제 치료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기존 지표인 단백뇨와 신장 기능 변화는 실제 면역학적 변화보다 늦게 나타나 의료진이 치료 강도를 높이거나 치료법을 전환할 시점을 놓치는 원인이 됐다.
연구팀은 활동성 루푸스 신염 환자의 혈액 면역세포를 치료 시작 전과 치료 후 3개월, 6개월, 12개월 시점에 채취해 단일세포 RNA 시퀀싱 기법으로 추적했다. 분석 결과 여러 면역세포 가운데 '단핵구'가 치료 성과를 가장 명확하게 구분했다. 치료 반응이 좋은 완전반응군은 제1형 인터페론 신호가 치료 후 점차 가라앉았으나, 불응군 환자들은 이 신호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루푸스 신염, 치료 반응을 가르는 인터페론 신호 <사진=한양대학교의료원 제공>
연구팀은 단핵구의 제1형 인터페론 신호 활성을 보여주는 구체적 잣대로 IRF7, ISG15, LY6E, IFI44, IFI44L, IFI6 등 6개 인터페론 자극 유전자를 확인했다. 이들 유전자의 발현 수준은 기존 임상 지표가 변화를 보이기 전인 치료 3개월 시점에 이미 완전반응군과 불응군 사이에서 뚜렷한 격차를 나타냈다.
배상철 의학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루푸스 신염 환자에서 치료 불응과 관련한 핵심 면역학적 기전을 밝힌 성과"라며 "혈액검사를 바탕으로 치료 반응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조기 선별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김우중 중앙대병원 조교수와 이혜순 한양대구리병원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