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신장에 결석이 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누구나 당황한다. 평소 통증이나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면 더욱 그렇다. 실제로 신장결석은 별다른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외래에서 만난 60대 남성 환자도 그랬다. 뚜렷한 증상이 없었지만, 검진에서 좌측 신장에 약 2.6cm 크기의 큰 결석이 발견됐다. 게다가 결석이 요관을 막아 신장이 정상보다 두 배 가까이 부풀어 있는 상태였다. 이런 경우에는 한 번에 모든 결석을 제거하기보다, 신장을 보호하면서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신장결석은 소변 속에 녹아 있던 칼슘, 수산, 요산 같은 성분이 뭉쳐 돌처럼 단단해진 것을 말한다. 작은 결석은 신장에서 방광으로 이어지는 통로인 요관을 따라 자연스럽게 내려가지만, 결석이 커지면 이 통로를 막아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통로가 막히면 소변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신장 안에 고이고, 그 결과 신장이 정상보다 부풀어 오른다. 이렇게 신장이 늘어난 상태를 수신증이라고 한다. 수신증이 생기면 옆구리에 묵직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진행 속도가 느리면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앞선 환자가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민승기 골드만비뇨의학과 원장
이 환자의 경우 결석의 크기가 약 2.6cm로 비교적 큰 편이었고, 결석이 요관 입구를 막아 수신증이 진행된 상태였다. 검사에서 요산 수치가 높게 나타나, 비교적 단단한 성분의 결석일 가능성도 함께 고려됐다. 결석이 크고 단단할수록 몸 밖에서 충격파를 보내 한 번에 부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게다가 요관이 막혀 신장이 부풀어 있는 상태라면, 결석을 부수는 일보다 막힌 통로를 먼저 열어 신장 안의 압력을 낮추는 것이 우선 고려된다. 부풀어 있는 신장을 빨리 회복시켜야 기능 손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환자는 처음부터 단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됐다.
첫 단계는 막힌 통로를 열어 신장 기능을 보호하는 일이었다. 비교적 작은 결석은 몸 밖에서 충격파를 보내 잘게 부수는 방법(체외충격파쇄석술)으로 분쇄가 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이 환자도 먼저 체외충격파쇄석술을 두 차례 시행해 요관을 막고 있던 부분을 해소하고 부풀어 있던 신장을 어느 정도 가라앉혔다. 신장에 가해지던 압력을 먼저 낮춘 뒤, 신장 안에 남아 있는 결석을 직접 제거하는 다음 단계를 계획했다.
두 번째 단계로는 가느다란 내시경을 요관을 통해 신장 안까지 넣어 결석을 직접 부수는 방법(연성요관경하 신장결석제거술)을 시행했다. 요도를 통해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내시경을 삽입한 뒤, 방광과 요관을 거쳐 신장 내부까지 진입시키는 방식이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몸의 자연 통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회복이 비교적 빠른 편이다. 시술은 척추마취 아래 약 1시간 40분에 걸쳐 진행됐고, 내시경으로 신장 안의 결석을 레이저로 잘게 부숴 제거했다. 다만 신장 깊은 곳에 단단하게 박혀 있던 약 0.6cm 크기의 결석은 무리해서 제거하지 않고 남겨두기로 했다. 이 부위를 억지로 건드리면 오히려 주변 신장 조직에 부담이 갈 수 있어, 환자와 충분히 상의한 끝에 경과를 지켜보며 관리하는 방향을 택했다. 시술 후에는 요관이 붓는 것을 막고 소변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요관에 부목(스텐트)을 일시적으로 넣어두었다.
시술 후 환자는 큰 합병증 없이 경과를 보였다. 분쇄된 결석 조각이 소변으로 빠져나오면서 며칠간 소변이 다소 탁해 보이는 변화가 있었지만, 이는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점차 호전됐다. 시술 후 6일째에는 요관에 넣어두었던 부목을 제거했다. 환자는 신장 부위의 묵직한 압박감이 줄고 수면의 질이 좋아졌다고 전했는데, 다만 이런 변화에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어 결석 제거만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례에서 보듯, 신장결석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결석을 남김없이 없애는 것 자체가 아니라 신장을 보존하면서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결석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 늘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까? 옆구리나 등 쪽 통증이 반복되거나, 소변에 피가 비치거나, 메스꺼움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한 번쯤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통증과 함께 열이 난다면 막힌 부위에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어 빠른 진료가 권장된다. 반대로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검진에서 크기가 큰 결석이나 수신증이 확인됐다면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수신증을 오래 방치하면 신장에 가해지는 압력이 지속되면서 신장 기능이 서서히 떨어질 수 있고, 막힌 부위에 염증이 더해지면 상태가 더 복잡해질 위험도 있다. 이런 변화는 갑작스럽게 나타나기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평소 자각하기 어렵다는 점이 오히려 더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신장결석 치료는 정답이 하나로 정해진 질환이 아니다. 같은 크기의 결석이라도 위치와 단단함, 수신증 동반 여부,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은 달라진다. 특히 큰 결석이나 수신증이 동반된 경우라면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본인에게 맞는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