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성비엔날레, 한글회화 40년 기록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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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성비엔날레, 한글회화 40년 기록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주목

- ‘한글, 봉인된 자음을 해제하다’…문자에서 회화로, 한국미술의 새로운 실험
- 세종의 애민정신에서 출발한 한글, 동시대 미술의 시각언어로 세계와 만나다

함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7-27 13:22

[Hinews 하이뉴스] 전남 나주 송림아트센터에서 개최 중인 '금보성비엔날레(KIM BO SEONG BIENNALE)'가 한글회화 40여 년의 창작 성과를 연구와 기록까지 확장하는 문화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는 '한글, 봉인된 자음을 해제하다(Hangeul: Unsealing the Consonants)'를 슬로건으로, '해제'와 '파종'이라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한글의 예술적 가능성과 현대적 해석을 제시한다.

전시는 금보성 작가가 오랜 기간 이어온 한글회화를 기반으로 회화, 대형 작품, 설치미술, 현장 제작, 레지던시, 학술 프로그램, 교육, 기록 및 아카이브를 아우르는 복합 프로젝트로 구성됐다.

금보성 작가 / 사진제공=송림아트센터
금보성 작가 / 사진제공=송림아트센터

특히 공식 프로젝트 명칭인 'KIM BO SEONG PERSONAL BIENNALE'는 한 예술가의 창작세계를 단순한 개인전이 아닌 하나의 비엔날레 체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 비엔날레가 도시와 기관 중심의 국제 전시 형식이었다면, 금보성비엔날레는 한 작가의 예술철학과 창작 과정 자체를 연구와 기록, 교육이 결합된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금보성비엔날레는 2026년 6월 6일부터 9월 30일까지 나주 송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서울한강비엔날레와 더윤INC가 공동 주최하고 금보성아트센터가 주관하며, THE ARTISTS TIMES-예술가신문, 송림아트센터, 나주미술관이 후원한다.

- 전시가 끝나도 남는 비엔날레...아카이브 구축

금보성비엔날레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축은 ‘기록’이다. 작품 제작 과정부터 설치와 철거, 행사, 사진, 영상, 인터뷰, 비평, 학술자료, 홍보물, 언론보도, 교육자료, 행정자료까지 비엔날레에서 생산되는 기록을 체계적으로 축적한다는 계획이다.

작품별 등록체계를 마련해 제작 연도, 재료, 규격, 제작 과정, 전시 이력, 이동, 보존과 소장 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사진과 영상 역시 원본과 출판용, 온라인 활용 자료 등을 구분해 보관한다.
이는 ‘개인 비엔날레’가 단순히 규모가 큰 개인전과 달라지는 중요한 지점이다.

비엔날레의 가치는 전시 기간 동안 몇 명이 관람했는가에만 있지 않다. 전시가 끝난 뒤 작품과 담론, 기록과 연구가 무엇으로 남고 다음 세대가 그것을 어떻게 다시 읽을 수 있는가도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자료가 지속적으로 축적된다면 한 작가의 작품세계뿐 아니라 한글회화의 형성과 변화, 지역 문화공간의 성장, 개인 비엔날레라는 새로운 형식의 발전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

- ‘개인 비엔날레’, 한국 현대미술에서 새로운 형식을 묻다

금보성비엔날레에서 가장 실험적인 부분은 결국 ‘개인 비엔날레’라는 형식이다. 그동안 비엔날레는 국가와 도시, 기관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금보성비엔날레는 이 구조에서 질문을 바꾼다. 한 예술가의 40년 창작세계도 하나의 비엔날레가 될 수 있는가. 작품과 철학, 연구와 기록, 공간과 교육, 지역과 국제교류가 충분한 지속성을 갖춘다면 한 예술가의 창작세계 자체가 독립적인 문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행사의 의미는 ‘개인전이 얼마나 커졌는가’가 아니라 ‘한 예술가가 구축한 예술세계가 얼마나 넓고 깊은 문화적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는가’에 있다. 한글이라는 하나의 화두를 40여 년 동안 연구한 작가이기에 가능한 실험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개인 비엔날레가 하나의 새로운 전시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인 개최와 학술연구, 외부 비평, 국제교류, 객관적인 아카이브가 축적돼야 한다. 동시에 이러한 과정 자체가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새로운 전시 형식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기록이 될 수 있다.

금보성 작가 / 사진제공=송림아트센터
금보성 작가 / 사진제공=송림아트센터

- 서울에서 나주로, 지역에서 세계로

금보성비엔날레는 서울 중심의 미술문화에서 벗어나 전남 나주에서 새로운 현대미술 거점의 가능성을 실험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미곡창고를 문화공간으로 바꾸고, 레지던시를 통해 작가가 지역에 머물며 작업하고, 전시와 학술, 기록과 교육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한다. 지역은 더 이상 완성된 문화를 전달받는 주변부가 아니라 새로운 예술이 만들어지는 생산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주의 역사와 농촌의 공간, 한글이라는 한국의 문화유산, 그리고 현대미술의 실험이 한 장소에서 만난다.

그 중심에는 40년 동안 한글이라는 한길을 걸어온 한 예술가의 시간이 있다.

세종이 백성을 위해 한글이라는 새로운 소통의 길을 열었다면, 오늘날 금보성은 그 문자를 회화로 다시 풀어 세계와 만나는 또 하나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읽는 한글에서 보는 한글로. 문자에서 회화로. 개인전에서 비엔날레로. 서울에서 나주로, 그리고 세계로.

2026년 나주에서 시작된 금보성비엔날레는 한글회화의 40년을 집약하는 동시에, 한 예술가의 생애와 창작세계를 독립적인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도전이다.

그 도전이 앞으로 지속적인 전시와 연구, 국제교류와 아카이브를 통해 축적된다면 ‘개인 비엔날레’는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 미술계에 던지는 새로운 질문이자 하나의 독창적인 실험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 한글을 만든 정신에서 한글을 그리는 예술로

나주의 오래된 미곡창고에서 시작된 이번 비엔날레가 심고자 하는 것은 결국 하나의 씨앗이다.

한글이 세계 현대미술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함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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