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올해만 5명 숨진 HD현대중공업…정기선 회장 국감 증언대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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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감] 올해만 5명 숨진 HD현대중공업…정기선 회장 국감 증언대 오르나

박미소 기자

기사입력 : 2026-09-21 17:04

[Hinews 하이뉴스] HD현대중공업에서 올해 들어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2026년 국정감사에서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출석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HD현대중공업에서는 4월 잠수함 화재 사망사고를 시작으로 7월 곤돌라 끼임, 군산조선소 취부기 끼임, 8월 보일러 기계실 사고, 8월 트레일러 깔림 사고 등 중대재해가 연이어 발생했다. 9월 1일 기준 HD현대중공업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4건으로 집계됐으며, 종속회사 HD현대엠엔에스에서 발생한 사고까지 포함하면 HD현대가 공시한 중대재해 관련 사망자는 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HD현대중공업에서 올해 들어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2026년 국정감사에서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출석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HD현대중공업에서 올해 들어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2026년 국정감사에서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출석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특히 사고가 집중된 시기가 문제다. 7월 18일 울산조선소에서 협력업체 소속 20대 우즈베키스탄 노동자가 곤돌라와 상부 작업발판 사이에 끼여 숨진 데 이어 불과 엿새 뒤인 7월 24일 군산조선소에서도 하청 노동자가 러그 취부기와 철제 구조물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두 사고 모두 끼임이라는 유사한 유형의 재해였다. 고용노동부가 HD현대중공업에 특별감독에 준하는 고강도 감독을 시작한 직접적인 배경도 이처럼 일주일 사이 같은 유형의 사망사고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올해 첫 사고는 4월 9일 발생했다. 울산조선소에서 정비 중이던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내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고, 작업에 투입됐던 협력업체 소속 60대 노동자 1명이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당시 잠수함 내부에는 47명이 작업 중이었으며 이 가운데 46명은 대피했지만 1명이 고립됐다. 고용노동부는 화재 발생 다음 날 해당 잠수함의 작업과 다른 잠수함의 화재·폭발 위험 정비 작업 등에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고 이후 회사가 취한 조치는 전 공장 생산중단이었다. HD현대중공업은 4월 15일 선박 제조를 포함한 전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전체 공정이 멈춘 것은 중대사고 근절을 위한 특별안전교육이 이유였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잠수함 관련 작업에는 별도의 작업중지 명령이 계속 적용됐다.
그러나 안전교육과 생산중단 이후에도 사고는 이어졌다.

7월 18일 울산조선소 8도크에서 LNG 운반선 화물창 내부에서 작업하던 협력업체 소속 우즈베키스탄 노동자가 곤돌라와 상부 족장 사이에 끼여 숨졌다. 회사 공시상 사고 원인은 ‘곤돌라와 상부 발판 사이에 끼여 사망한 사고’로 기재됐다. 사고 다음 날인 7월 19일에는 해당 조선사업부 도크의 일부 호선에 대한 곤돌라 작업 일체에 부분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 사고를 두고 노동조합은 안전장치가 있었음에도 작업환경 때문에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사고가 발생한 곤돌라에 과상승 방지장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곤돌라 이동 반경 안에 족장이 설치돼 있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노조 측 주장인 만큼 사고 조사 결과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불과 6일 뒤인 7월 24일 군산조선소에서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판넬공장에서는 하청 노동자가 러그와 러그취부기 사이에 끼여 숨졌다. 회사는 사고 직후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현장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고, 군산조선소 판넬공장 조립라인 일체에 대한 부분 작업중지 명령도 내려졌다.

사고가 두 차례 연속 발생하자 회사는 다시 전 공장 가동을 멈췄다. HD현대중공업은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전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특별안전교육과 전 사업장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생산 재개 예정일은 8월 1일이었지만, 당시 이미 작업중지 명령을 받은 일부 공정은 재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 이후에도 사망사고가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8월 28일에는 HD현대중공업 사업장 보일러 기계실에서 노동자 1명이 숨졌다. 당시 정확한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현장 조사와 관련 자료 확인에 들어갔다. 사고와 관련해서는 사업장 내 A형 사다리 일체에 부분 작업중지 명령도 내려졌다.

앞선 사고로 다친 노동자가 사망자로 전환된 사례도 있었다. 8월 14일 용연공장에서 트레일러가 후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가 트레일러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고, 치료를 받던 노동자가 9월 1일 숨졌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 사업장에서 올해 발생한 사망사고가 네 건으로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의 안전관리 문제는 개별 현장 차원을 넘어 회사 본사의 관리체계 문제로 확대됐다.

고용노동부는 8월 18일부터 HD현대중공업에 특별감독에 준하는 고강도 감독을 실시했다. 울산·군산조선소뿐 아니라 본사와 2026년 초고위험 사업장으로 선정된 공장까지 감독 범위를 넓혔으며, 감독관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직원 등 총 62명을 투입했다. 단순히 끼임 사고만 확인한 것이 아니라 부딪힘, 추락, 화재·폭발, 질식 등 핵심 안전수칙과 산업안전보건법 전반을 점검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고용노동부는 사고 이후 회사가 내놓은 개선대책이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별도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본사 차원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위험성 평가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까지 감독 대상에 포함했다. 일회성 감독에 그치지 않고 감독 종료 이후 재감독을 실시해 개선사항의 지속적인 이행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9월 들어서는 정부의 시선이 더욱 명확해졌다.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9월 9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직접 방문해 경영진과 현장 관계자를 만났다. 당시 노동부는 8월 18일부터 시작한 특별감독에 준하는 감독을 9월 1일부터 정식 특별감독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금석호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와 윤훈희 안전보건최고책임자를 만나 반복되는 중대재해의 원인과 재발방지대책을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노동부가 주목한 것은 현장의 개별 사고가 아니었다. 노동부는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신호로 보고, 경영진이 직접 재발방지대책의 이행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별감독 결과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조치하고, 이후 재감독까지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기선 회장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HD현대 회장에 올라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현재 HD현대와 조선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HD현대중공업의 직접적인 사업장 경영은 계열사 경영진이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국감에서 정 회장을 증인으로 부를 경우 핵심 쟁점은 울산·군산조선소의 개별 작업을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보다는 그룹 차원에서 마련한 안전관리 정책과 투자, 그리고 그 체계가 계열사 현장에 실제로 작동했는지를 묻는 데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정 회장은 회장 취임 이전부터 안전을 그룹 경영의 핵심 과제로 강조해왔다.

HD현대는 2025년 9월 정기선 당시 수석부회장이 HD현대삼호 조선소를 찾아 고위험 작업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안전팀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HD현대는 조선 부문에 2030년까지 약 3조5000억원의 안전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선진 안전시스템 구축과 안전시설물·설비 확충, 안전교육, 협력사 안전 지원 등에 예산을 투입한다는 내용이었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안전관리 조직을 강화해왔다. HD현대 ESG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안전 정책을 총괄하는 조직과 현장 안전 담당 조직을 통합해 안전통합경영실로 개편하고, 안전경영위원회와 안전·생산 심의위원회를 운영해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했다. 안전경영위원회에는 대표이사와 사업대표, 최고안전책임자, 외부 안전 전문가 등이 참여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올해 들어 협력업체와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노동자들의 사망사고가 반복됐고, 회사가 생산중단과 특별안전교육, 전 사업장 안전점검을 잇달아 실시한 이후에도 사고가 추가됐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62명 규모의 고강도 감독에 착수한 이후에도 사망사고가 확인되면서 기존 대책의 현장 이행 여부가 다시 쟁점이 됐다.

국정감사에서 정기선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올해 HD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정부의 대응 수위를 놓고 보면, 국회가 정 회장을 부를 경우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질문의 범위는 상당히 구체적이다.

첫째는 올해 반복된 중대재해의 공통 원인이다. 4월 잠수함 화재에서 시작해 7월에는 불과 6일 간격으로 두 차례 끼임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8월에도 추락 및 깔림 사고가 이어졌다. 둘째는 회사가 사고 때마다 실시한 생산중단과 특별안전교육이 실제 재해 감소로 이어졌는지 여부다. 셋째는 2030년까지 3조5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안전 예산이 어떤 사업장과 어떤 위험요인에 얼마나 집행되고 있는지다. 넷째는 본사의 안전관리체계와 계열사 현장 사이에 관리 공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정부 역시 현재 특별감독에서 본사 안전보건관리체계와 위험성 평가의 실효성을 별도로 점검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9월 들어 경영진을 상대로 안전관리체계의 전면 쇄신을 주문하고 있는 만큼, 국회가 정기선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경우 ‘현장 사고가 왜 반복됐느냐’는 질문과 함께 그룹 최고경영진이 안전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질문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아직 확정된 증인 명단이 아닌 만큼 국회의 증인 채택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확인될 부분이다.

HD현대는 조선업 호황과 함께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올해 1~7월 누적 매출은 14조2887억원, 누적 수주액은 159억7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생산량과 작업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전관리 체계가 현장의 위험 증가를 따라가고 있는지가 다시 중요한 경영 과제가 된 셈이다.

결국 2026년 국감에서 HD현대중공업 문제가 다뤄진다면 관심의 초점은 사고가 발생한 울산·군산조선소의 현장 책임자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 올해 반복된 사망사고와 두 차례의 전 공장 셧다운, 62명이 투입된 고강도 감독, 그리고 본사 안전관리체계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점검이 이어진 상황에서 정기선 회장이 그룹 차원의 안전관리와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직접 설명할 기회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박미소 기자

miso@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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