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세계 커피의 날…한국인의 일상이 된 커피, 산업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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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세계 커피의 날…한국인의 일상이 된 커피, 산업도 달라졌다

박미소 기자

기사입력 : 2026-09-29 13:30

[Hinews 하이뉴스] 10월 1일은 세계 커피의 날이다. 출근길에 커피를 사 마시고, 점심 식사 뒤 카페를 찾고, 업무 중 잠시 자리를 옮겨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익숙한 한국에서는 특별한 날이라고 해서 커피를 새롭게 접하는 사람을 찾기가 오히려 어려울 정도다.

그만큼 커피는 국내에서 일상적인 음료가 됐다. 과거에는 커피를 찾는 목적이 졸음을 쫓거나 식사 후 입가심을 하는 데 가까웠다면 지금은 원두의 산지와 품종, 로스팅 정도, 추출 방식에 따라 자신의 취향을 찾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프랜차이즈부터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개인 카페와 로스터리까지 시장이 세분화되면서 같은 커피라도 소비 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세계 커피의 날은 이런 커피산업 전체를 돌아보는 날이기도 하다. 국제커피기구(ICO)는 2014년 회원국 합의를 통해 매년 10월 1일을 국제 커피의 날로 정했고, 2015년부터 공식적인 기념 행사를 이어왔다. 올해는 특히 의미가 더 커졌다. 유엔 총회가 결의안 80/248을 통해 10월 1일을 국제 커피의 날로 공식 지정했기 때문이다. 유엔은 커피가 생산과 가공, 무역, 로스팅, 소비에 이르는 긴 가치사슬을 가진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속가능한 생산과 공정한 소득 배분의 필요성을 함께 제시했다.
10월 1일은 세계 커피의 날이다. 출근길에 커피를 사 마시고, 점심 식사 뒤 카페를 찾고, 업무 중 잠시 자리를 옮겨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익숙한 한국에서는 특별한 날이라고 해서 커피를 새롭게 접하는 사람을 찾기가 오히려 어려울 정도다. 사진은 무료이미지사이트 픽사베이 제공
10월 1일은 세계 커피의 날이다. 출근길에 커피를 사 마시고, 점심 식사 뒤 카페를 찾고, 업무 중 잠시 자리를 옮겨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익숙한 한국에서는 특별한 날이라고 해서 커피를 새롭게 접하는 사람을 찾기가 오히려 어려울 정도다. 사진은 무료이미지사이트 픽사베이 제공

커피를 마시는 사람보다 커피를 만드는 산업이 더 크게 움직인다

국에서 커피가 얼마나 큰 시장이 됐는지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국내 커피산업 분석을 보면 2024년 국내 커피산업 시장 규모는 약 3조74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과 비교하면 35.6% 늘어난 규모로, 6년 동안 연평균 5.2% 성장했다.

커피전문점 수도 계속 증가했다. 2023년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은 10만6452개로 전년보다 5.7% 늘었다. 전체 외식업체 가운데 커피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9.3%에서 2023년 13.4%로 높아졌다. 국내 외식시장 안에서 커피전문점이 차지하는 자리가 그만큼 커졌다는 이야기다.

소비 방식도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커피믹스 중심이었던 시장에서 볶은 원두를 직접 구매해 내려 마시는 소비가 늘었고, 캡슐커피와 드립백, 콜드브루, 스페셜티 커피처럼 선택할 수 있는 제품도 다양해졌다. 카페 역시 가격과 접근성을 앞세운 대형 프랜차이즈와 특정 산지나 로스팅을 강조하는 전문점으로 나뉘면서 소비자들이 커피를 고르는 기준도 세분화됐다.

그런데 커피 소비가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커피업계가 마주한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커피 수입액은 18억6100만달러(약 2조65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달러 기준으로 35% 늘었고 원화 기준으로는 41% 증가했다. 반면 수입 물량은 21만5792톤으로 전년과 비교해 사실상 제자리였다. 원두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이 수입액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수입액이 늘었다는 것은 커피를 그만큼 많이 마셨다는 이야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국제 원두 가격 자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면서 국내 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원가가 커졌다. 원두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국내 커피산업의 특성상 국제시장 가격과 환율은 카페와 식품업체의 원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커피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스타벅스와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동서식품 등 주요 커피 관련 업체들이 가격을 조정했고, 올해 들어서도 일부 업체가 추가 인상에 나섰다. 커피가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음료가 된 만큼 가격 변화가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체감도도 과거보다 커진 상황이다.

세계 커피산업의 관심사는 생산량보다 '지속가능성'

커피산업이 고민하는 문제는 가격만이 아니다. 커피는 생산국의 기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가뭄이나 폭우 같은 기상 변화가 생산량과 품질, 국제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생산지에서 발생한 변화가 수개월 뒤 한국 카페의 원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국제커피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1250만 커피 농가가 커피를 통해 소득을 얻고 있다. 커피 한 잔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생산 농가를 비롯해 가공업체, 수출입업체, 물류업체, 로스터리, 카페와 바리스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다. 올해 국제커피기구의 캠페인 주제 역시 ‘Coffee is Part of the Solution’으로, 생산자와 정부, 기업, 금융기관, 시민사회가 협력해 커피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엔이 올해 국제 커피의 날을 공식 지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유엔은 커피가 수출국과 수입국의 경제에 기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특히 소규모 농가의 생계와 직접 연결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커피산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가치사슬 전반에 보다 공정하게 배분돼야 한다는 점과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한국에서 커피는 이미 너무 익숙한 음료가 됐다. 그래서 세계 커피의 날을 맞아 새삼 커피를 소개하는 것보다 지금 우리가 마시는 커피가 어떤 산업을 거쳐 오는지 살펴보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다.

카페에서 몇 천원을 내고 마시는 커피 한 잔에는 생산국에서 재배한 원두의 가격, 국제 운송비, 환율, 국내 유통비, 로스팅 비용과 매장 운영비가 함께 들어간다. 여기에 기후 변화와 생산량, 국제 원두 시세까지 영향을 미친다. 커피 가격이 오르내리는 이유가 단순히 카페의 가격 정책만은 아닌 셈이다.

국내 커피시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도 관심사다. 커피전문점 숫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해지고 있고, 한편에서는 원두와 추출 방식 등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도 이어지고 있다. 저가 커피와 프리미엄 커피가 동시에 성장하는 지금의 시장 구조가 앞으로도 계속될지, 높아진 원가를 업체들이 어떻게 감당할지도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10월 1일 세계 커피의 날은 이런 변화가 한꺼번에 드러나는 시점이기도 하다. 한쪽에서는 매일 마시는 익숙한 음료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수많은 생산자와 기업이 참여하는 거대한 국제산업이다. 올해 유엔의 공식 기념일 지정까지 더해지면서 커피산업을 바라보는 시선도 소비를 넘어 생산과 유통, 노동과 환경까지 넓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커피는 더 이상 일부 애호가를 위한 음료가 아니다. 직장인의 출근길, 자영업자의 매출, 식품업체의 원가, 농가의 생계가 모두 연결된 산업이 됐다. 세계 커피의 날을 계기로 우리가 매일 마시는 한 잔의 가격과 품질뿐 아니라 그 커피가 어디에서 시작돼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앞에 놓이는지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미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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