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손으로 문장을 옮겨 쓰는 필사를 집중력과 감정 조절, 자기 성찰을 위한 실천법으로 풀어낸 신간이 나왔다. 조용상 가천대학교 교수가 펴낸 『뇌과학자가 들려주는 필사의 쓸모』는 저자의 필사 경험과 뇌과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손 글씨가 일상과 마음 관리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메디치미디어가 출간한 이 책은 ‘손끝에서 시작되는 뇌의 재설계’를 부제로, 단순히 좋은 문장을 베껴 쓰는 행위를 넘어 목적에 따라 필사를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소설과 영어, 커리어 필사부터 음악과 오감을 결합한 ‘마인드 필사’까지 다양한 실천법을 제시하고, 펜과 노트 등 필기구와 필사 공간을 구성하는 방법도 다룬다.
손으로 문장을 옮겨 쓰는 필사를 집중력과 감정 조절, 자기 성찰을 위한 실천법으로 풀어낸 신간이 나왔다. 조용상 가천대학교 교수가 펴낸 『뇌과학자가 들려주는 필사의 쓸모』는 저자의 필사 경험과 뇌과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손 글씨가 일상과 마음 관리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사진은 메디치 제공
저자는 스무 살 무렵 『채근담』을 필사하며 글을 손으로 옮겨 쓰기 시작했다. 이후 인생의 여러 고비에서 필사가 자신을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손으로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주의와 감각, 운동 기능이 관여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필사를 정보의 단순한 복사로 보지 않고 문장을 천천히 따라가며 생각과 감정을 살피는 과정으로 접근한 것이 특징이다.
책은 목적에 따라 소설 필사와 영어 필사, 커리어 필사라는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소설 필사는 인물의 감정과 서사의 흐름을 따라가며 타인의 경험을 되짚고 자신의 감수성을 살펴보는 방식이다. 문장을 직접 옮겨 쓰면서 표현과 구조를 천천히 살피고, 작품 속 인물의 심리와 상황을 깊이 생각하도록 돕는다.
영어 필사는 단어를 개별적으로 외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문맥 속에서 어휘와 표현, 문장 구조를 익히는 학습법으로 소개된다. 문장을 반복해서 쓰며 영어의 흐름에 익숙해지도록 하고, 책에는 영어 필사를 시작하려는 독자를 위한 추천 목록도 실었다.
커리어 필사는 업무와 전문성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읽은 자료에서 업무에 필요한 문장을 골라 기록하고, 이를 자신의 관심 분야와 연결해 생각하는 과정이다. 저자는 기록할 내용을 선택하고 반복해서 되짚는 습관이 업무에 대한 관심을 구체화하고 일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의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는 음악과 손 글씨를 결합한 ‘마인드 필사’다. 저자는 이를 흔들리는 마음을 가다듬는 필사이자 음악을 활용해 스트레스 완화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천천히 문장을 쓰면서 현재의 감정과 생각을 알아차리고, 주의를 전환한 뒤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마인드 필사는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영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돌발성 난청을 겪으며 불안과 공포를 경험했고, 바흐의 음악을 반복해 들으며 마음이 가라앉는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이후 음악과 글쓰기를 결합한 회복 방법을 연구하면서 마인드 필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책에는 음악과 오감, 손 글씨를 활용하는 단계별 실천법과 상황별 안내, 마인드 필사 5계명이 담겼다. 저자는 필사가 우울이나 번아웃 등 의학적 문제가 있는 상태를 직접 치료하는 방법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한다. 대신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며 다음 행동을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실천법으로 제시한다.
필기구와 작업 공간을 살펴본 점도 눈에 띈다. 펜과 노트, 잉크 등 문구류를 취향에 따른 소품으로만 보지 않고, 필사를 지속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의 일부로 다룬다. 책상 위에 물건이 쌓여 있거나 휴대전화 알림이 계속 이어지면 주의가 분산될 수 있는 만큼, 자주 사용하는 책과 펜, 노트를 손이 닿는 곳에 두고 불필요한 자극을 줄이는 방법도 소개한다.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기보다 일상에서 필사를 시작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저자 조용상 교수는 영국 맨체스터대학교에서 의료정책 석사 학위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신경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천대학교 교수이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며 음악이 뇌에 미치는 영향과 뇌 메커니즘에 기반한 행복 증진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뉴로컨설팅 클리닉을 운영하며 음악과 호흡, 글쓰기 등을 활용한 비약물적 접근도 다루고 있다.
글씨예술가 강병인은 추천사에서 “한 글자씩 눌러 쓰는 그 시간이, 결국 우리 자신을 다시 짓는 시간이라는 것을 이 책과 함께 느껴보시기를”이라고 전했다.
『뇌과학자가 들려주는 필사의 쓸모』는 필사를 문장 수집이나 글씨 연습에 한정하지 않고 학습과 업무, 감정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확장한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필사법을 찾고 일상에서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가려는 독자에게 실천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