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셀에 투자했다는 이유로…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KH필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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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넨셀에 투자했다는 이유로…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KH필룩스

박미소 기자

기사입력 : 2026-09-07 17:11

[Hinews 하이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정치권 공방을 넘어 과거 제넨셀에 투자했던 KH필룩스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한 제넨셀에 KH필룩스가 투자했다는 점을 들어 양측의 연결고리를 문제 삼고 있다. 여기에 KH필룩스의 모기업인 KH그룹과 배상윤 회장까지 거론하면서 의혹의 범위도 넓어지는 모습이다.

KH필룩스는 즉각 반박했다. 제넨셀 투자는 김승원 후보자와 무관하게 이뤄진 바이오 신사업 투자였고, 투자 이후에는 오히려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투자금 반환 소송까지 제기했다는 것이다. 회사는 김 후보자와 친분이 있거나 사업 과정에서 접촉한 사실도 없다며, 과거 투자 이력 하나만으로 정치적 사건과 연결하는 것은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을 이해하려면 최근 정치권의 공방만 볼 것이 아니라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KH필룩스가 어떤 배경에서 제넨셀에 투자했고, 김 후보자의 식약처 연락은 그보다 언제 이뤄졌는지, 이후 정치권이 두 사건을 어떤 논리로 연결했는지를 차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 = 연합뉴스 제공>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 속 이뤄진 투자

KH필룩스가 제넨셀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바이오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때였다. 제넨셀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인도에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움직이기도 했다.
당시 KH필룩스는 바이오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었다. 회사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외 대학 연구진과 바이오기업,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해왔다고 설명한다. 제넨셀 투자 역시 특정 정치인이나 외부 인맥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가능성과 바이오 사업 확장성을 보고 결정한 투자였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KH필룩스는 2020년 10월 제넨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고, 그해 말 제넨셀 지분 12.65%를 약 15억원에 취득했다. 당시 KH필룩스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였고,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사실도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보도에서는 KH필룩스 주가가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종목으로 분류되며 급등했다는 내용도 나왔다.

KH필룩스가 지금 가장 강조하는 것은 이 투자 시점이다. 김승원 후보자가 제넨셀의 임상시험과 관련해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연락한 것으로 알려진 시점은 2021년 10월이다. KH필룩스가 제넨셀 투자를 시작한 때는 그보다 약 1년 전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미 사업적 판단에 따라 투자를 결정한 뒤 임상시험 논란이 발생한 것인데, 정치권이 두 사건을 거꾸로 연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KH필룩스는 제넨셀 투자가 김 후보자의 정치적 영향력을 기대하고 이뤄졌다는 해석은 시간적으로도, 사업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당시 회사가 본 것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라는 사업 가능성이었고, 투자 결정 역시 그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김승원 후보자의 식약처 연락 이후 불거진 의혹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논란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제넨셀 대표 강모씨는 2021년 9월 식품의약품평가원으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에 대한 보완 요구를 받았다. 이후 강씨는 정치권 인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양모씨에게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앞당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검찰 수사와 판결문 등을 통해 드러났다.

양씨는 이 요청을 김승원 후보자에게 전달했고,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 임상시험과 관련해 신속한 처리를 부탁하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최근 관련 1심 판결문을 근거로 이 같은 경위를 보도했다.

이후 김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과거 문자와 녹취가 다시 공개됐고,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과정은 인사청문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후보자 측은 해당 연락이 사적인 청탁이 아니라 제약사의 고충민원을 전달한 공익적 차원의 행위였다는 취지로 설명해왔다. 반면 야당은 단순한 민원 전달을 넘어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 아니냐고 맞서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 후보자와 브로커 사이의 추가 녹취를 공개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야권은 녹취 내용 등을 근거로 김 후보자가 브로커의 요청을 받아 관계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제넨셀의 과거 투자자였던 KH필룩스도 정치권의 관심 대상이 됐다.

국민의힘이 KH필룩스를 문제의 연결고리로 지목한 근거는 제넨셀과의 투자 관계다. 김승원 후보자가 임상시험과 관련해 식약처장에게 연락한 제넨셀에 KH필룩스가 투자했고, 당시 투자 규모와 지분 관계가 단순한 일회성 투자보다 깊었다는 점을 정치권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KH필룩스는 제넨셀에 투자한 최초의 국내 상장사 가운데 하나로, 2020년 말 제넨셀 지분 12.65%를 확보했다.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연락한 2021년 10월에는 제넨셀이 KH필룩스의 관계기업으로 분류될 정도로 양측의 관계가 형성돼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사실을 근거로 제넨셀과 KH필룩스의 관계를 단순한 재무적 투자 이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나경원 의원은 제넨셀에 투자한 KH필룩스의 배후에 KH그룹이 있고, KH그룹 배상윤 회장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로 거론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경제적으로 얽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나 의원은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의혹을 대장동 개발 의혹과 불법 대북송금 의혹까지 연결하며 ‘권력형 카르텔’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6일에 이어 7일에도 관련 주장을 이어가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했다.

정치권이 제시하는 연결 구조는 ‘제넨셀에서 KH필룩스로, KH필룩스에서 KH그룹으로, 다시 배상윤 회장과 쌍방울 및 대장동 의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확인된 것은 KH필룩스가 제넨셀에 투자했다는 사실과 김 후보자가 제넨셀 임상시험과 관련해 식약처장에게 연락했다는 사실이다. KH필룩스가 김 후보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투자와 임상시험 승인을 연결하는 별도의 거래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정치권의 주장은 주장으로서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실제 인적·경제적 연결관계가 확인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KH필룩스가 반발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KH필룩스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김승원 후보자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회사 측은 “KH그룹 관계자 중 김승원 의원을 개인적으로 알거나 만난 사람이 없다”며 “사업 과정에서도 김 의원이 개입했거나 관련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KH필룩스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김승원 후보자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회사 측은 “KH그룹 관계자 중 김승원 의원을 개인적으로 알거나 만난 사람이 없다”며 “사업 과정에서도 김 의원이 개입했거나 관련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KH필룩스 “김승원 후보자와 친분도, 사업적 관련도 없다”

KH필룩스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김승원 후보자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회사 측은 “KH그룹 관계자 중 김승원 의원을 개인적으로 알거나 만난 사람이 없다”며 “사업 과정에서도 김 의원이 개입했거나 관련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회사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과거 제넨셀에 투자했다는 사실 하나가 현재의 정치적 사건과 결합하면서 KH필룩스 자체가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에 놓였다는 점이다. 제넨셀 투자는 2020년에 이뤄졌고, 당시 회사는 바이오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판단해 여러 기업에 투자하고 있었다.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연락한 것은 그보다 뒤인 2021년 10월이다.

KH필룩스는 이 같은 시간적 선후관계가 분명한데도 정치권이 두 사건을 하나의 거래처럼 묶고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가 제넨셀에 투자한 이유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와 바이오 사업 확대 가능성이었으며, 김 후보자의 정치적 영향력이나 식약처와의 관계를 고려한 투자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단지 과거 투자 이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당사를 정치적 사건과 연결 짓는 것은 사실관계뿐만 아니라 당시 상황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투자 이후에는 자금 회수 소송까지 제기

KH필룩스는 제넨셀 투자로 이익을 얻은 회사가 아니라 오히려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당사자라고 주장한다. 정치권에서는 KH필룩스가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이해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회사 설명에 따르면 투자 이후 상황은 기대와 달랐다.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시장의 기대만큼 진전되지 못했고, 이후 임상시험이 중단되면서 사업도 어려움을 겪었다. KH필룩스는 제넨셀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자 투자금 반환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고, 해당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근거로 제넨셀 투자로 부당한 이익을 챙긴 것이 아니라 투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선 투자자였다고 설명한다.

제넨셀의 이후 재무상황도 회사의 설명과 맞닿아 있다. 공개된 재무자료에 따르면 제넨셀은 2021년 매출 4억원, 영업손실 86억원, 순손실 8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매출이 사실상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영업손실 55억원, 순손실 61억원을 냈고, 2023년에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내려갔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라는 기대가 현실화되지 못하면서 제넨셀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KH필룩스 역시 그중 하나였다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다. 회사가 자신들을 ‘피해 당사자’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투자와 현재 정치 논란은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

KH필룩스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핵심은 결국 투자 시점과 투자 성격이다. 회사는 2020년부터 바이오 사업 확대를 추진했고, 제넨셀 투자도 그 과정에서 결정했다. 이후 제넨셀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승원 후보자의 식약처 연락이 있었고, 수년이 지난 뒤 이 사건이 정치적 논란으로 다시 떠올랐다.

KH필룩스 입장에서는 이미 사업적 판단에 따라 투자한 회사에서 나중에 임상시험 승인 논란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의 투자 결정까지 정치적 거래처럼 해석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투자 이후 자금을 회수하지 못했고 반환 소송까지 진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넨셀 투자로 이익을 얻기 위해 정치권과 연결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정치권은 ‘김승원 후보자→제넨셀→KH필룩스→KH그룹’이라는 연결고리를 중심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KH필룩스는 ‘바이오 사업 확대→제넨셀 선제 투자→치료제 개발 차질→투자금 회수 소송→정치권의 뒤늦은 연결’이라는 흐름으로 사건을 설명한다. 같은 사실을 두고도 정치권과 회사가 전혀 다른 맥락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행위가 단순한 민원 전달이 아니며,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이 33일 만에 이뤄져 같은 조건의 업체 평균 71일보다 빨랐다는 점, 식약처가 14개 항목의 보완을 요구한 뒤에도 승인이 이뤄졌다는 점 등도 문제로 제시했다. 다만 이 같은 수치와 해석은 현재 정치권이 제기한 주장이라는 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제넨셀 측이 임상 과정에서 부작용 관련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주가조작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사건은 제넨셀 임상시험을 넘어 정치권과 기업 간 유착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다. 나경원·박수영·주진우 의원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제넨셀 게이트’를 대장동 및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연결된 권력형 사건으로 규정했다.

나경원 의원은 “김승원이 식약처를 압박해 챙기려 한 제넨셀의 뒤에는 거액을 투자한 KH필룩스가 있다”고 주장하며 KH그룹과 배상윤 회장까지 거론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KH필룩스가 김 후보자의 행위에 실제로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KH필룩스가 별도의 입장문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는 과거 바이오 신사업의 일환으로 제넨셀에 투자했을 뿐이고, 이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소송까지 진행했다. 그런데 수년이 지난 뒤 제넨셀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KH필룩스까지 특정 정치세력과 연결된 회사처럼 비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수많은 직원들이 소중한 일터를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진영 간의 정치적 셈법이나 논리에 맞춰 회사를 정쟁의 도구로 소비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확인되지 않은 억측으로 임직원들의 노력이 폄훼되고 회사에 억울한 낙인이 찍히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KH필룩스가 제넨셀에 투자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투자가 언제 어떤 이유로 이뤄졌고 이후 회사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에 있다. KH필룩스는 김승원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연락하기 약 1년 전부터 제넨셀에 투자했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실패한 뒤에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설명한다.

정치권은 이 투자 관계를 김 후보자의 임상시험 승인 논란과 KH그룹, 배상윤 회장 관련 의혹으로 확장하고 있다. 반면 KH필룩스는 과거의 정상적인 신사업 투자가 정치적 사건에 뒤늦게 끌려 들어간 것이라고 반박한다.

KH필룩스는 앞으로도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와 투자자, 임직원의 권익을 지키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제넨셀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실제 인적·경제적 연결관계로 이어질지, 아니면 KH필룩스의 주장처럼 과거의 사업적 투자에 정치적 의미가 덧씌워진 것인지가 앞으로 확인해야 할 쟁점이다. 현재 KH필룩스가 내놓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제넨셀에 투자했다는 사실만으로 김승원 후보자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이며, 회사는 제넨셀 투자로 이익을 얻은 당사자가 아니라 오히려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투자자였다는 것이다.

박미소 기자

miso@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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