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 AI 넣으면 돈 벌까…중소 제조업의 계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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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 AI 넣으면 돈 벌까…중소 제조업의 계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미소 기자

기사입력 : 2026-10-20 21:37

[Hinews 하이뉴스] 제조업체가 인공지능(AI)을 도입할 때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은 기술의 수준보다 투자 비용과 회수 가능성이다. 불량품을 줄이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만으로는 설비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초기 구축비뿐 아니라 데이터를 모으고 정리하는 비용, 기존 생산관리 시스템과의 연동, 장비 유지보수, 직원 교육에 드는 비용까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생산라인과 데이터를 연결해 AI를 적용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중소 제조업체는 투자 이후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 확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AI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과 실제 공장에 적용했을 때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제조업체가 인공지능(AI)을 도입할 때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은 기술의 수준보다 투자 비용과 회수 가능성이다. 불량품을 줄이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만으로는 설비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초기 구축비뿐 아니라 데이터를 모으고 정리하는 비용, 기존 생산관리 시스템과의 연동, 장비 유지보수, 직원 교육에 드는 비용까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사진은 무료이미지 사이트 픽사베이 제공
제조업체가 인공지능(AI)을 도입할 때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은 기술의 수준보다 투자 비용과 회수 가능성이다. 불량품을 줄이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만으로는 설비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초기 구축비뿐 아니라 데이터를 모으고 정리하는 비용, 기존 생산관리 시스템과의 연동, 장비 유지보수, 직원 교육에 드는 비용까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사진은 무료이미지 사이트 픽사베이 제공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 스마트제조혁신 실태조사’에서도 제조 현장의 기술 수준과 AI 활용 사이의 간격이 드러났다. 공장을 보유한 중소·중견 제조기업 16만3273곳 가운데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은 19.5%였으며, 중소기업만 보면 18.6%였다.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의 75.5%는 기초 단계에 머물렀다. 제조 AI 도입률은 0.1% 수준으로 조사됐다.

스마트공장은 생산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관리하거나 공정 데이터를 수집하는 설비를 포함하지만, 이것이 곧 AI를 활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생산 현장의 데이터를 모으는 단계와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불량을 예측하거나 공정 조건을 조정하는 단계 사이에는 추가적인 기술 투자와 관리 역량이 필요하다.

설비 가격만으로는 투자비를 계산할 수 없다
AI를 생산공정에 적용하려면 먼저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확보돼야 한다. 설비마다 데이터 형식이 다르거나 기록이 일정하지 않으면 이를 정리하고 연결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기존 생산관리시스템과 AI 솔루션이 연동되지 않을 경우 별도의 개발비가 들 수 있으며, 시스템을 설치한 뒤에도 오류 수정과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투자 성과를 계산할 때는 이런 비용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불량률이 낮아져 원재료 손실이 줄어들더라도 시스템 구축비와 유지비가 절감액보다 크다면 투자 회수 기간은 길어진다. 반대로 불량률 감소와 생산시간 단축, 설비 고장에 따른 중단시간 감소가 함께 나타나면 투자 효과가 커질 수 있다.

기업이 AI를 도입한 뒤 확인해야 할 지표도 분명하다. 제품 한 개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얼마나 줄었는지, 불량률과 재작업 비율이 낮아졌는지, 설비가 멈추는 시간이 줄었는지, 납기를 지키는 비율이 높아졌는지를 도입 전과 비교해야 한다. 매출이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AI의 성과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주문량이나 제품 가격, 원자재 비용 등 다른 요인도 매출과 수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소 제조업체에는 투자 이후 성과를 분석할 인력도 필요하다. AI 시스템이 어떤 판단을 내렸고 생산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기록하지 않으면 효과를 검증하기 어렵다. 설비를 설치하는 데 지원을 받더라도 이를 운영하고 개선할 사람이 없다면 투자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은 확대…현장 적용이 관건
중기부는 2026년 제조AI특화 스마트공장 구축지원사업을 통해 국내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했다. 사업 공고에 따르면 AI 공장 구축에는 최대 9개월 동안 2억원 한도, 데이터 수집·검증에는 최대 6개월 동안 5000만원 한도로 지원이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지원 대상 기술에는 AI 에이전트와 온디바이스 AI 등을 활용한 공정 최적화, 예측 유지보수 등이 포함됐다.

정부 지원은 기업이 처음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낮추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자체적으로 AI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기업에는 기술 공급기업과 함께 시스템을 구축하고 데이터를 정리하는 과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사업에 선정돼 시스템을 설치했다고 해서 투자 효과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마다 생산공정과 데이터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솔루션을 도입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생산량이 많고 불량 유형이 일정한 공장에서는 AI를 활용한 품질검사가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지만, 생산 품목이 자주 바뀌거나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공장에서는 시스템을 현장에 맞게 조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지원사업의 성과를 평가할 때도 구축한 공장 수와 지원금 집행 규모만 살펴서는 부족하다. 지원을 받은 기업이 실제로 불량률과 생산 중단시간을 줄였는지, 운영비를 얼마나 절감했는지, 지원이 끝난 뒤에도 시스템을 계속 활용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업 역시 투자 전 목표를 수치로 정하고 일정 기간 운영한 뒤 성과를 점검해야 한다.

기업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투자 여건AI 도입 격차는 기업이 투자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과도 관련이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2026년 8월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국내 일정 규모 이상 회사법인 가운데 AI를 활용한 기업의 비중은 2017년 1.4%에서 2024년 9.2%로 높아졌다. 그러나 2024년에도 전체 활용률은 10%에 미치지 못했고, 기업 규모와 산업에 따른 차이가 컸다.

제조업 내부에서도 상황은 같지 않았다. 일부 기술집약 업종은 AI 활용률이 두 자릿수에 이르렀지만, 제조업 전체 평균은 5.7%였다. AI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더라도 데이터와 전문인력,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기업은 도입을 미루거나 제한된 기능부터 적용할 수밖에 없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정지운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규모별 AI 활용 격차에 대해 “AI 도입에 필요한 비용과 정보, 전문인력, 데이터 기반의 차이가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규모가 작은 기업에는 AI 솔루션 보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바우처와 전문 컨설팅, 공동 활용 인프라, 인력 양성을 기업 수요에 맞게 결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미소 기자

miso@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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