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세균 오염이 피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 마스크에서 오염균을 분리하여 진행한 연구는 부족했다.
그마저도 마스크 세균 오염에 관한 연구들은 단순히 공기가 충분한 상태에서 배양된 세균에 국한되어, 산소가 부족한 모낭이나 깊숙한 피부층에 생존하면서 다양한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혐기성 세균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며, 단순 마이크로바이옴 패턴 분석에 그쳐 마스크 오염 세균과 피부질환의 연관성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20대~50대 남녀 40명의 마스크, 피부,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여 마스크에서 번식한 병원균이 피부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마스크에서는 200여 종의 세균이 분리되었는데, 이 중 70% 이상이 피부에서 유래한 세균이었으며, 약 4% 정도가 구강 세균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 33.5%가 동물 피부에 농포, 결절과 같은 피부염증을 유발하였으며, 황색포도상구균이 가장 높은 병원성을 보였다.
마스크에서는 병원균의 성장을 촉진하는 균과 성장을 억제하는 균도 발견되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촉진균인 여드름균(Cutibacterium acnes)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냈으며, 억제균 중 가장 뛰어난 효과를 나타낸 균은 주로 구강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Streptococcus parasanguinis’ 이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촉진균이 피부염증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임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하였고, 나아가 촉진균을 억제하면 효율적으로 피부 병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다양한 병원균을 직접 제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항생제 사용 등이 필요하지만 촉진균을 억제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마스크에서 분리된 피부 공생 세균이 생산하는 물질 중 페닐락틱산(phenyllactic acid)이 피부 병원균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는 낮지만, 촉진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높아 기존 치료제 부작용을 극복할 새로운 치료제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책임자인 류충민 박사는 “병원균을 직접적인 방법이 아닌 간접적으로 억제하여 여드름 및 아토피 등 세균성 피부질환을 개선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6월 20일 미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npj Biofilms and Microbiomes(IF 9.2)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나노커넥트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선행융합연구단사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