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는 박도중 위장관외과 교수와 이호진 마취통증의학과 교수팀이 주도했으며, 총 9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ERAS 프로그램을 적용받은 환자군은 통증, 회복 속도, 입원 기간 등에서 기존 치료법보다 모두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위암은 국내에서 흔한 암 중 하나로,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통증, 위장 기능 저하 등이 환자에게 부담을 준다. ERAS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다학제 기반 수술 관리 전략으로, 유럽 등에서는 이미 여러 암 수술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위암, 특히 최소침습 수술에 맞춰 최적화된 ERAS의 효과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복의 질은 한국어판 설문지(QoR-15K, 총점 150점)를 통해 평가됐으며, ERAS군의 점수는 기존 치료군보다 평균 16점 더 높았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임상적으로도 의미 있는 차이다.
또한 수술 후 72시간 동안의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은 기존보다 약 40% 감소했고, 장 기능 회복도 빨랐다. 가스 배출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1시간 단축됐고, 전체 입원 기간도 하루가량 줄었다.

박도중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위암 환자에 특화된 ERAS 프로그램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사례”라며 “현재 진행 중인 다기관 연구를 통해 향후 국내 위암 수술의 표준 진료지침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의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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