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환자들은 무릎을 충분히 구부리고 펴는 것은 물론, 계단을 편안하게 오르내리거나 가벼운 운동까지도 통증 없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 최근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 바로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이다.
현대적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 인공관절 수술은 인공관절이 최대한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다리를 일자로 곧게 교정하고, 관절 중심에 수직 방향으로 하중이 가해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기계적 정렬' 방식이라 부르며, 오랜 기간 동안 인공관절 수술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등장한 것이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이다. 사람마다 얼굴 생김새나 체형이 다르듯이, 무릎의 해부학적 구조와 다리의 정렬 형태도 개개인마다 다르다. 실제로 건강한 사람 중에서도 남성의 약 32%, 여성의 약 17%가 무릎이 안쪽으로 약간 휘어진 ‘내반형 무릎’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 일률적으로 다리를 완벽한 일자로 교정하면 오히려 본래의 다리 형태와 달라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최신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목표는 환자 개개인의 고유한 무릎 형태와 해부학적 특성을 존중해 가장 자연스럽고 기능적인 무릎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 맞춤형 수술법은 기존 수술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더욱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무릎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여러 연구에 따르면,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기존 방식으로 수술받은 환자들보다 무릎의 기능이나 수술 후 만족도에서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그 이유는 환자마다 다른 무릎의 고유한 구조를 최대한 보존하고, 관절의 정렬 상태, 관절 축 방향, 인대 긴장도 등을 원래의 모습에 가깝게 복원해주는 것이 이 수술법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인공관절 수술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의 등장은, 단지 걷는 기능 회복에 머무르지 않고 환자 개개인의 삶 전체를 더욱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인공관절 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무릎의 건강은 곧 일상의 건강과 직결된다. 인공관절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환자 본연의 무릎 형태와 특성을 존중한 맞춤형 수술을 통해 더욱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이승열 바른본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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