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탈장은 큰 통증이 없고, 눕거나 손으로 누르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나아지겠지’ 하며 병원을 미루는 일이 잦다. 하지만 탈장 부위가 갑자기 딱딱해지고 통증이 심해지면, 장기 일부가 꼬이거나 눌려 혈액 공급이 차단된 상태일 수 있다. 이를 ‘교액성 탈장’이라 하며, 치료가 지연되면 괴사, 장폐색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진단은 신체 검사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의사는 복부나 사타구니를 눌러 보면서 탈장의 유무를 판단하며, 경우에 따라 초음파나 CT로 추가 확인을 하기도 한다. 탈장은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최종적인 치료는 수술을 통해 이루어진다. 상태에 따라 개복 수술 또는 복강경 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수술은 돌출된 장기를 원래 위치로 복원하고, 약해진 복벽을 인공막 등으로 보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술 후에는 복부에 무리를 주는 활동을 피해야 하며, 재발을 방지하려면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변비, 과체중, 과도한 운동 등 복압을 높이는 요소는 탈장의 재발을 유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있을 때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다. 배나 사타구니에 멍울이 생기거나 뭔가 밀려 나오는 느낌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탈장은 간단한 처치로 끝날 수도 있고, 방치하면 위급한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유일한 안전장치다.
(글 : 김기석 세강병원 원장)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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