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출산 후 여성의 경우, 임신 기간 동안 증가했던 에스트로겐 수치가 출산 후 급격히 감소하면서 모발의 성장 주기가 혼란을 겪고 휴지기에 들어간 모발이 빠지게 된다. 여기에 육아로 인한 수면 부족, 피로, 정서적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탈모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폐경기 여성은 에스트로겐 분비 저하로 인해 두피 혈류량이 줄고 모낭 활동이 둔화되면서 탈모가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여성형 탈모는 한의학적으로 자궁 기능 약화, 혈액 부족, 기혈 순환 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 특히 하복부의 기운이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위쪽에 열이 몰리는 현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두피에 열이 축적되면서 모낭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유형의 탈모는 단지 미용적인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 심리적 안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방 병원에서는 환자의 체질 유형과 탈모 양상을 먼저 파악한 뒤, 자궁과 간을 강화하는 한약으로 체내 기능을 안정시키고, 침과 약침을 통해 두피의 염증과 열을 진정시키는 치료를 병행한다. 외용제는 두피의 열과 자극을 줄이고, 손상된 모근을 보호하여 건강한 발모가 이뤄지도록 돕는다. 이처럼 내부 장기와 외부 두피를 함께 관리하는 통합적 접근이 여성형 탈모 개선에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다양한 요인들을 동시에 개선하기 위한 심신 치료 병행도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기공이나 명상 등의 방법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수면 리듬을 개선함으로써 자율신경 안정에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여성형 탈모의 치료는 단기간의 개선보다는 꾸준한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을 전제로 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성형 탈모는 점진적이면서 자각하기 어려운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예방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 평소와 다른 탈모 양상이 감지될 경우,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체질과 상태에 맞는 통합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권장한다.
여성형 탈모는 체내 호르몬 밸런스가 흐트러지면서 두피에 열이 쌓이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모발 회복을 위해서는 단순히 두피 열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체내 에너지 흐름과 장기 기능의 균형을 잡는 전신 치료가 함께 이뤄져야 건강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활습관 측면에서도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극단적인 다이어트는 모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갈시키고, 인스턴트 식품과 카페인 과다 섭취는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단백질, 철분, 아연, 비타민B군 등 모발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다. 또한 지나친 헤어 스타일링, 자극적인 염색과 펌 등은 모근에 물리적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글 : 발머스한의원 광주점 이솔 원장)
김국주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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