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다리 저림은 단순한 피로가 아닌 신경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특히 허리디스크는 디스크가 돌출돼 신경을 압박하면서 허리 통증뿐 아니라 다리의 저림, 감각 저하, 근력 약화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허리가 뻐근하거나 당기는 정도로 시작하지만,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다리까지 저리다면 디스크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의 추간판이 제자리에서 밀려나 신경을 자극하는 질환이다. 주로 허리 아래쪽인 L4-L5(요추4-5번), L5-S1(요추5번-천추1번)부위에서 발생하며, 이 부위는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이 지나가는 길목이기 때문에 허리에서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생긴다. 이른바 하지방사통이라고 부르는 이 통증은 허리디스크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오래 앉아 있거나 기침을 할 때, 허리를 숙일 때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다리 감각이 둔해지고 근력이 떨어지면서 발목이 쉽게 꺾이거나 걸을 때 다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디스크로 인한 통증은 척추관협착증, 좌골신경통 등과 증상이 비슷해 환자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생기고, 좌골신경통은 신경이 직접 눌리거나 염증이 생기면서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방사통이 나타난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다리 감각이 둔해진다면 MRI나 CT를 통해 신경 압박 부위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원장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원장
허리디스크는 조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비수술적 방법으로 호전될 수 있다. 초기에는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 위한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시행하며, 필요에 따라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 같은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신경차단술은 통증 유발 부위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완화시키는 치료이고, 신경성형술은 유착된 신경 주변을 직접 풀어줘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회복 기간이 짧고 부작용이 적은 편으로 직장인이나 활동량이 많은 환자에게도 부담이 적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장시간 앉아 있을 때는 허리와 골반이 곧게 유지되도록 허리를 곧게 펴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무릎을 구부려 하체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복부와 허리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통증 자체보다 신경 손상이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한 허리통증이라도 다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이 동반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하면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다리 저림이 시작됐다면 이미 신경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허리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글 :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원장)

저작권자 © H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