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현대인에게 치과 치료는 단순한 의학적 행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내 병원을 방문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으며, 치료 기간이 길수록 일상 복귀에 부담이 커진다. 충치나 치주질환으로 치아를 상실한 경우, 심미성과 기능성 회복을 위해 임플란트를 고려하지만, 수개월에 걸친 치료 과정이 환자에게 심리적·시간적 제약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등장한 치료법이 ‘발치 즉시 임플란트’다.
발치 즉시 임플란트는 말 그대로 치아를 발치한 직후, 같은 자리(발치와)에 곧바로 인공치근을 식립하는 방법이다. 기존 임플란트는 발치 후 잇몸뼈(치조골)가 회복될 때까지 최소 2~3개월을 기다려야 했지만, 즉시 임플란트는 이 과정을 생략해 치료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전체 치료가 2~3개월 내에 완료되며, 치과 내원 횟수도 줄어들어 생활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치아를 잃은 직후 바로 식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치조골 흡수를 최소화하고, 잇몸 라인을 자연스럽게 유지할 수 있다. 발치 직후의 자연치유력과 풍부한 혈류 공급이 더해져 임플란트와 뼈가 단단히 결합되는 ‘골유착’ 과정이 더 원활하게 이뤄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결과적으로 심미적 만족도뿐 아니라 기능적 안정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상훈 고르다치과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그러나 모든 이들에게 발치 즉시 임플란트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충분한 잔존 치조골과 염증이 없는 건강한 잇몸 상태가 필수적이다. 만약 치주염이 진행 중이거나 잇몸뼈가 심하게 소실된 경우, 즉시 임플란트를 시행하면 이식 부위의 염증, 골유착 실패, 재수술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또 발치 부위의 감염이 완전히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즉시 식립을 시도하면 임플란트의 고정력과 장기적인 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즉시 임플란트를 고려하기 전에는 정밀한 사전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3D CT, 구강 스캐너 등을 활용해 치조골의 높이와 두께, 신경 및 혈관 구조를 세밀히 분석해야 하며, 이를 토대로 수술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즉시 식립은 기존의 ‘네비게이션 임플란트’처럼 미리 제작된 수술 템플릿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의료진의 임상 경험과 술식 노하우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발치 즉시 임플란트는 치료 기간을 단축하고 빠른 일상 복귀를 돕는 혁신적인 방법 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만큼 정밀한 진단과 숙련된 술식이 요구되며, 환자의 구강 상태에 따라 적용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빠른 치료를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의 치조골 상태와 잇몸 건강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