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두경부암은 머리와 목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먹고 말하고 숨쉬는 기본적인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외모 변화까지 동반될 수 있어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지만, 인지도가 낮고 증상이 가볍게 여겨져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용배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단순 구내염이나 인후통과 비슷해 쉽게 지나치기 쉽다”며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후에도 말하거나 삼키는 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경부암은 뇌를 제외한 머리와 목의 여러 부위에서 발생하며, 대표적으로 구강암(혀·잇몸·입천장), 인두암(비인두·구인두·하인두), 후두암(성대 포함), 비강 및 부비동암, 침샘암 등이 있다. 이 중 약 90%는 점막의 편평상피세포에서 생기는 편평상피세포암이다.
◇2주 이상 지속되는 증상, 조기 진단이 핵심
두경부암의 증상은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2~3주 이상 낫지 않는 증상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의료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입안의 낫지 않는 상처나 덩어리, 원인 모를 출혈 또는 색 변화, 쉰 목소리나 음성 변화, 목에 만져지는 덩어리, 삼킬 때 통증이나 이물감, 지속적인 코막힘과 코피, 안면 부종이나 통증, 한쪽 귀의 먹먹함 등이 있다. 암이 기도를 막는 경우 호흡 곤란이 생길 수도 있다.
지용배 교수는 “이런 증상들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단순 염증으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내시경 검사와 영상검사, 조직검사를 통해 조기에 진단하면 완치 가능성도 높다”고 조언했다. 진단은 내시경을 통해 의심 부위를 관찰하고, CT·MRI·PET-CT 등 영상검사로 범위를 평가한 뒤, 조직검사로 암세포 존재 여부를 확진한다. 조기 진단은 생존율을 높이고 치료 후 기능 보존에도 큰 도움이 된다.
2주 이상 지속되는 쉰 목소리나 삼킴 통증은 두경부암의 신호일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흡연·음주·HPV 감염,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혀
두경부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흡연과 음주다. 담배 속 발암물질은 점막을 손상시키고, 술은 점막 재생을 방해해 발병 위험을 높인다. 최근에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구인두암(편도·혀뿌리 부위)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외에도 불량한 구강 위생, 맞지 않는 틀니의 만성 자극, 목재 분진이나 니켈·석면 등 유해 물질 노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감염, 유전적 요인 등이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치료는 암의 위치와 병기, 환자의 전신 상태를 고려해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을 단독 또는 병합해 시행한다. 여러 진료과가 협진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계획을 세운다. 지용배 교수는 “흡연과 음주는 여전히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HPV 감염도 젊은 층의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예방 백신 접종과 생활습관 개선이 두경부암 예방의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