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필수 항목으로 떠오른 갑상선 초음파검사, 왜 중요할까 [한세은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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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필수 항목으로 떠오른 갑상선 초음파검사, 왜 중요할까 [한세은 원장 칼럼]

김국주 기자

기사입력 : 2025-11-14 11:27

[Hinews 하이뉴스] 최근 들어 건강검진을 받을 때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함께 하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예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있을 때만 받던 검사였지만, 이제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정기 검진의 한 항목으로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변화로 인해 갑상선암의 진단율 역시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다. 갑상선암은 초기에는 거의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목이 부은 느낌이나 이물감, 음성 변화가 생길 때쯤 되어야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건강검진 중 초음파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땡큐서울의원 한세은 원장
땡큐서울의원 한세은 원장

갑상선암을 조기에 발견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초음파검사다. CT나 MRI 같은 고가의 영상장비보다 오히려 갑상선암 진단에는 더 유리할 때가 많다. 초음파검사는 방사선 노출이 없고 실시간으로 갑상선의 모양과 결절의 특성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장비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손끝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몇 밀리미터 단위의 미세 결절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기술 발전 덕분에 이전에는 지나쳤을지도 모를 작은 갑상선암까지 조기 발견이 가능해졌다.

초음파검사는 단순히 결절의 존재 여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갑상선의 크기, 모양, 내부 구조, 주변 혈류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 종양의 성격을 분석한다. 결절의 경계가 불규칙하거나 내부에 석회화가 보이는 경우, 또는 음영이 비정상적으로 어둡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악성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이처럼 다양한 정보를 한 번에 얻을 수 있어 정밀한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초음파검사는 갑상선암 감별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신뢰할 만한 검사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초음파검사의 역할은 단순한 진단에만 머물지 않는다.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도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갑상선암이 주변 조직이나 기관을 침범했는지, 혹은 경부 림프절로 전이되었는지를 세밀하게 파악해야 수술 범위를 정확히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암이 갑상선 내부에만 국한된 경우엔 부분 절제술이 가능하지만 림프절 전이가 동반되었다면 경부림프절 곽청술까지 함께 진행해야 한다.

또한 수술 이후에도 초음파검사는 중요한 역할을 이어간다. 재발이나 잔여 조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추적관찰 과정에서 반드시 시행되며, 국소 재발과 전이 여부를 조기에 찾아내는 데 필수적이다.

문제는 초음파검사가 기계의 성능뿐 아니라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정확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동일한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의료진의 경험과 판단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결절의 형태나 림프절 이상을 얼마나 세밀히 구분해 내는가가 진단의 정확도를 결정한다. 실제로 다른 병원에서 작은 결절만 관찰하고 림프절 전이를 확인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목 부위 림프절은 갑상선암의 전이가 자주 일어나는 부위이기 때문에, 갑상선 초음파검사 시에는 갑상선뿐 아니라 주변 경부 림프절까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단순히 병변 부위만 촬영하는 것으로는 암의 진행 상태를 완전히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받을 때는 의료진의 숙련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오랜 경험을 가진 전문가라면 미세한 이상 소견도 놓치지 않고, 필요시 조직 검사나 추가 영상검사를 통해 확실한 진단을 이어간다. 만약 초기 검사에서 명확하지 않은 소견이 나왔더라도, 재평가를 통해 다른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크기가 작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작은 결절이라도 악성일 가능성이 있고, 림프절로 이미 전이된 상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갑상선 초음파검사는 단순한 영상검사가 아니라, 조기 진단에서 치료 계획, 추적 관찰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의 핵심 도구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결과가 좋고 예후 역시 매우 양호하다.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꾸준히 시행하면 미세한 변화 하나를 포착해 생명을 지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에서 결코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글: 땡큐서울의원 한세은 원장)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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