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항암치료, ‘복잡하지만 피할 수 없는 선택’

건강·의학 > 의학·질병

대장암 항암치료, ‘복잡하지만 피할 수 없는 선택’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14 09:00

[Hinews 하이뉴스] 대장암 진단 후 항암치료는 단순히 ‘수술 다음 단계’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수술보다 먼저 시작하며, 때로는 완치를 위한 핵심 열쇠가 된다. 항암치료는 암세포의 빠른 분열과 성장을 겨냥해 작동한다. 빠르게 자라는 세포를 공격해 파괴하는 세포독성 항암제부터, 암세포 특정 유전자를 겨냥하는 표적치료제, 환자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공격하게 하는 면역항암제까지 치료 전략은 환자마다 달라진다.

김진수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항암치료는 단순히 수술 후 추가 과정이 아니라, 환자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암의 병기, 환자의 체력, 유전자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항암치료 시점은 병기와 치료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수술 전 종양 크기를 줄이거나 수술 효과를 높이는 선행 항암치료, 수술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암세포를 제거해 재발을 막는 보조 항암치료, 항암제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해 효과를 높이는 동시 항암 방사선 치료, 진행된 암의 증상을 완화하고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완화 항암치료가 있다.

결장암과 직장암에서도 치료 전략이 다르다. 결장암은 수술 후 병기에 따라 6개월간 보조 항암치료를 진행하며, 주사 항암제 단독 또는 주사+경구 복합치료 방식으로 2~3주 간격으로 투여한다. 직장암은 선행 항암치료 여부와 수술 전 방사선치료 병행 여부에 따라 치료 계획이 달라진다. 최근에는 ‘전체 선행 항암치료’가 보험 적용을 받으며 확대돼, 수술 효과를 높이고 장기 보존 가능성을 높인다.

대장암 항암치료는 수술 이후뿐 아니라 환자 맞춤 전략과 부작용 관리가 핵심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대장암 항암치료는 수술 이후뿐 아니라 환자 맞춤 전략과 부작용 관리가 핵심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항암제별 특징과 부작용, 미리 알고 대비하자


항암제는 세포독성 항암제,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로 나뉘며, 각각 작용 방식과 부작용이 다르다. 세포독성 항암제는 빠르게 분열하는 모든 세포를 공격해 탈모, 구강염, 장염, 설사, 손발 저림, 면역력 저하를 유발한다. 표적치료제는 특정 유전자에만 작용해 전신 부작용은 적지만, 피부 발진, 고혈압, 단백뇨, 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면역항암제는 면역계를 활성화하며 자가면역 반응으로 갑상선 기능 이상, 당뇨, 장염, 폐렴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대표적인 항암제인 옥살리플라틴은 손발 저림, 감각 이상, 떨림, 근육 경련 등 말초신경병증을 유발하며, 추운 환경에서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혈액 수치 감소로 감염과 출혈 위험이 증가하며, 구역, 구토, 식욕 저하, 설사, 피로감, 구강 궤양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이리노테칸은 설사가 조기 또는 지연형으로 나타나며,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한다. 구역·구토, 식욕부진, 체중 감소, 백혈구 감소로 인한 감염 위험 증가, 발열도 발생할 수 있다.

김진수 교수는 “항암제 부작용은 약제 자체뿐 아니라 환자의 체력과 수술 후 회복 상태에도 크게 좌우된다. 부작용 관리 계획을 미리 세우고, 의료진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치료 성공의 핵심이다”고 조언한다.

보조 항암치료는 수술 후 회복 중 진행되므로 체력 저하나 합병증이 발생하면 치료 시작이 지연되거나 예기치 못한 이상반응이 생길 수 있다. 환자의 상태와 병기, 부작용 감내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항암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치료 과정과 관리, 미래 전략

항암치료 중 효과는 영상 검사(CT 등)와 혈액 검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치료가 효과적이면 지속하고,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심하면 약제를 조정하거나 변경한다. 수술 조직 검사와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치료 전략을 재설정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는 유전자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만 효과적이므로 유전자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항암치료 동안 체력 유지가 핵심이다.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운동, 감염 예방이 필수다. 생식 섭취를 피하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상처 관리 등 개인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독감, 폐렴, 코로나 백신 접종은 가능하지만, 생백신은 피해야 한다. 접종 시기는 항암 치료 전후 체력이 충분한 시점을 선택한다.

김진수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김진수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김진수 교수는 “환자가 자신의 체력과 상태를 이해하고, 치료 계획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암치료는 단순히 약을 맞는 과정이 아니라, 생활 관리와 의료진과의 소통이 병행돼야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완치는 병기에 따라 달라진다. 1기는 90% 이상, 2기는 약 80%, 3기는 60~70%, 4기(전이성)는 완치 가능성이 낮지만 일부 환자는 항암치료에 반응해 완치에 이를 수 있다.

신약과 임상시험도 지속되고 있다.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일부 신약은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지만, 조건이 맞으면 임상연구 참여 기회를 통해 최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정확한 정보와 의료진 상담을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세우면, 항암치료 과정은 덜 막막해지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 주치의와 신뢰를 기반으로 치료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