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만성질환자 폐렴 급증... 숨은 신호 놓치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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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만성질환자 폐렴 급증... 숨은 신호 놓치면 위험↑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19 09:00

[Hinews 하이뉴스] 작년 폐렴 환자는 약 298만 명으로, 2023년 111만 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시기 동안 호흡기 감염이 줄어들며 폐렴도 감소세였지만, 방역이 완화된 뒤 오히려 더 빠르고 강하게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에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확산돼 유행주의보까지 발령되며 호흡기 감염 부담이 크게 커졌다.

폐렴은 다양한 병원체가 폐포와 세기관지에 염증을 일으켜 발생하는데, 환절기와 겨울처럼 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큰 시기에 특히 늘어난다. 고령층은 면역 반응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하고, 고령화로 인해 전체 환자와 사망 위험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는 폐렴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기 쉬워 조기 치료와 예방접종이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는 폐렴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기 쉬워 조기 치료와 예방접종이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겉으로 티 안 나는 노년층 폐렴의 함정


폐렴은 보통 발열·기침·가래·호흡곤란 같은 뚜렷한 증상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에게서는 이런 전형적인 신호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경주 분당제생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주임과장은 “고령 환자는 면역 반응이 약해 폐렴이 와도 발열이나 기침이 두드러지지 않고, 대신 전신 쇠약감·식욕 감소·의식 저하·기저질환 악화처럼 다른 증상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또한 “노년 환자의 30~40%는 열도 나지 않아 폐렴을 의심하지 못한 채 진단이 늦어지고, 이로 인해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거나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고령층 폐렴은 겉으로 드러나는 신호가 적어 가족이나 본인이 증상을 가볍게 넘기기 쉽다. 실제로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이경주 분당제생병원 호흡기내과 주임과장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분당제생병원)
이경주 분당제생병원 호흡기내과 주임과장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분당제생병원)
◇치료는 초반이 중요... 예방접종과 생활 관리 필수


폐렴 치료는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이경주 과장은 “폐렴 치료의 핵심은 조기 항생제 투여”라며, 보통 5~14일 정도 투약하지만 원인균과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진단 후에는 중증도와 산소포화도, 기저질환 등을 종합해 입원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노년층은 동반질환이 많아 회복이 더디고 재활이 필요해지는 경우도 있다.

예방도 중요하다. 그는 “65세 이상 고령층, 만성질환자, 면역 저하자는 인플루엔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특히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분 섭취, 손 씻기, 금연·절주, 규칙적인 운동과 휴식 같은 기본적인 생활 관리도 면역력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다. 작은 발열이나 갑작스러운 기력 저하도 폐렴이 시작된 신호일 수 있으니, 변화가 느껴지면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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