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폭음·폭식, 간·위 ‘적신호’... “새해 건강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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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폭음·폭식, 간·위 ‘적신호’... “새해 건강 흔든다”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04 09:00

[Hinews 하이뉴스] 12월이 되면 송년회 일정이 빼곡해지고, 식탁은 술과 기름진 음식으로 넘쳐난다. “오늘만은 괜찮다”는 마음은 반복된 폭음·폭식으로 이어지고, 간과 위는 쉬지 못한 채 부담을 버틴다. 속쓰림·더부룩함·피로감은 이미 장기가 보내는 경고 신호다.

김승한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연말에 흔히 겪는 폭식은 소화기관에 즉각적인 압박을 주고, 위산 분비를 과하게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킨다”며 “가벼운 불편감이 반복되면 기능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년회 시즌의 폭음·폭식은 간과 위에 큰 부담을 줘 새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송년회 시즌의 폭음·폭식은 간과 위에 큰 부담을 줘 새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과식의 반격, 위장은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낸다


폭식은 위를 비정상적으로 팽창시키며 위산 분비를 늘린다. 그 결과 상복부 불편감·트림 증가·소화 지연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연말처럼 과식이 되풀이되는 시기에는 위장운동이 저하돼 위 배출 지연이 생기고, 이는 기능성 소화불량이나 역류질환 발생률을 높인다.

기름지고 짠 음식, 향신료가 많은 음식은 위 점막을 직접 자극해 급성 위염을 일으키거나 기존 위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장기간 반복되면 조기 포만감·구역감·속쓰림이 만성화되며, 식사 자체가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김승한 교수는 “식사량과 식사 속도만 조절해도 위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연말이라고 과식이 습관화되면 새로운 해에도 소화기 질환을 끌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술이 쌓일수록 간은 조용히 무너진다

폭음은 간의 해독 기능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고,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물질은 간세포를 서서히 손상시킨다. 반복되면 지방간이 생기고, 더 진행하면 알코올성 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몸이 멀쩡하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간은 이미 손상 과정을 겪고 있을 수 있다.

이영선 고려대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는 “간 질환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악화될 때까지 환자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연말 연속 음주는 간을 단기간에 크게 지치게 해 장기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좌측부터) 김승한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영선 고려대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 (사진 제공=고대구로병원)
(좌측부터) 김승한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영선 고려대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 (사진 제공=고대구로병원)
지속된 폭음은 간섬유화를 촉진하고, 결국 간경변으로 진행할 위험도 높인다. 간경변은 복수·황달·출혈 위험 증가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결국 ‘술 좀 마신 것뿐’이라는 인식 뒤에서 간은 가장 먼저, 가장 조용히 무너진다.

◇연말 간·위 건강을 지키는 현실적 선택

공복 음주를 피하고, 식사는 천천히 적당량만 먹으며, 음주는 가벼운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 기본이다. 물을 자주 마시고 자극적인 안주는 줄이면 간과 위의 부담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또한 연속된 술자리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수면 부족과 알코올이 겹치면 간 회복이 늦어지고 위장도 쉬지 못한 채 자극을 받는다.

이영선 교수는 “연말의 잠시 절제가 결국 새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며 “내 몸의 상태를 먼저 고려하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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