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차세대 방사선 치료 기술로 주목받는 ‘플래시(FLASH)’의 임상 적용 가능성이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플래시는 고선량 방사선을 1초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순간에 집중 조사하는 방식으로, 정상 조직 손상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영이·최창훈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이성은 박사 연구팀은 최근 전임상 연구를 통해 양성자 기반 플래시 치료가 폐 조직에서도 보호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 영상의학회지(British Journal of Radiology)’에 실렸다.
초고속으로 방사선을 조사하는 플래시 치료가 전임상 연구에서 폐 정상 조직 손상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기존 치료와 비교해 염증·섬유화 뚜렷한 차이
연구팀은 자체 구축한 전임상 모델에서 폐 조직에 60그레이(Gy)의 양성자를 조사하며 기존 방식과 플래시 치료를 비교했다. 기존 연구들이 폐 전체를 조사한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실제 암 치료와 유사하게 조사 범위를 제한해 진행됐다.
기존 방식은 초당 2그레이 속도로 약 30초간 조사한 반면, 플래시 치료는 조사 속도를 약 250배 높여 초당 500그레이로 0.12초 동안 조사했다. 그 결과 기존 방식에서는 폐 섬유화와 염증 반응이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플래시 치료를 적용한 경우 이러한 변화가 크게 줄었고 조직 회복도 빠르게 진행됐다.
피부 반응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플래시 치료를 받은 경우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괴사하는 피부염 증상이 기존 치료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
(왼쪽부터) 한영이·최창훈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이성은 박사 연구팀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임상 적용 향한 기전 규명까지 진전
연구팀은 같은 조건에서도 플래시 치료가 폐 조직 내 염증 물질 생성을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낮춰 정상 세포의 DNA 손상을 줄이는 생물학적 기전을 확인했다. 이는 플래시 치료가 단순한 물리적 조사 방식의 차이를 넘어, 생체 반응 수준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든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영이 교수는 “양성자 플래시 치료가 폐암처럼 치료가 까다로운 암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임상 적용을 위한 근거를 하나씩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선 이용 미래혁신 기반기술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양성자 치료 기술을 바탕으로 플래시 치료 관련 연구를 이어가며, 임상 적용을 위한 기술적 검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