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실내생활↑... 성장기 아이 ‘비타민 D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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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실내생활↑... 성장기 아이 ‘비타민 D 경고등’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09 09:45

[Hinews 하이뉴스] 겨울이 오면 아이들의 생활 패턴은 크게 달라진다. 낮이 짧아지고 추위가 깊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외출이 줄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 문제는 이 변화가 ‘비타민 D 부족’이라는 성장을 위협하는 신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비타민 D는 뼈와 치아 형성의 핵심이어서 성장기 아이에게 특히 중요하다. 부족하면 키 성장 속도가 떨어지거나 골밀도가 낮아질 수 있다. 연어나 달걀 등 음식으로도 섭취할 수 있지만, 전체 필요량의 대부분은 햇빛을 받아야 만들어진다. 결국 겨울철엔 결핍 위험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최근 10년 사이 비타민 D 결핍으로 병원을 찾은 0~19세 환자가 꾸준히 증가했다.

박기영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생후 6개월 이후 소아기와 급격히 성장하는 청소년기는 비타민 D 관리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부족하면 뼈 성장 저하나 골밀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실내생활 증가로 성장기 아이들의 비타민 D 부족 위험이 높아져, 햇빛 노출·식습관·적정 보충제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겨울철 실내생활 증가로 성장기 아이들의 비타민 D 부족 위험이 높아져, 햇빛 노출·식습관·적정 보충제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창가에서 햇빛 쬐기’는 효과 없다… 겨울엔 더 불리


햇빛에는 여러 종류의 자외선이 섞여 있지만, 비타민 D를 만드는 건 자외선 B(UV-B)다. 문제는 UV-B가 유리를 거의 통과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창가에서 햇볕을 쬔다고 해서 비타민 D가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다.

서울의 겨울 기준으로 얼굴·팔·다리처럼 노출 부위가 신체의 절반 정도일 때 약 90분 정도 햇볕을 쬐는 것이 적절하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색이 짙으면 합성 효율이 낮아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햇빛 노출이 길어질수록 피부 손상 위험이 커지므로, 일정 시간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햇볕을 쬔 뒤 이후에는 피부 보호가 필요하다.

박 교수 역시 “유리창을 사이에 두면 비타민 D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실제 자외선을 받아야 몸속 합성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박기영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환아의 보호자에게 올바른 비타민 D 섭취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강릉아산병원)
박기영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환아의 보호자에게 올바른 비타민 D 섭취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강릉아산병원)
◇영아는 섭취 중심, 어린이는 ‘과다 복용’ 주의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는 직접적인 자외선 노출이 금지된다. 피부가 얇고 체온 유지가 어려워 자외선 부작용이 쉽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엔 모유·분유·보충제를 통한 섭취 관리가 기본이 된다.

모유 수유 중이라면 산모의 비타민 D 상태가 중요하다. 산모가 충분히 섭취할수록 모유 속 함량도 증가한다. 분유는 일정량만 먹어도 권장량을 충족하는 경우가 있어 보충제 필요 여부가 달라진다.

하지만 “부족할까 봐 조금 더 먹여야지”라는 생각은 오히려 위험하다. 과도한 비타민 D 보충은 혈중 칼슘 농도를 높여 구토, 피로, 변비, 근육 약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박 교수는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성장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많이 먹인다고 키가 더 크는 것은 아니다”며 “음식과 햇빛만으로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보충제 사용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D는 복잡한 관리가 아니라, 짧은 산책이나 낮 시간대 바깥 활동만으로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한겨울이라도 매일 조금씩 햇빛과 가까워지도록 생활 패턴을 조정하는 것이 아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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