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겨울철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실내외 온도 차는 감기에 쉽게 걸리게 만들지만, 부비동염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이 단순 감기로 여기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다가, 염증이 눈 주위 봉와직염이나 뇌막염으로 번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영 교수는 “감기와 부비동염은 초기 증상이 거의 구분되지 않지만, 코막힘과 함께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오래 지속되거나, 농성 콧물이 나온다면 조기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비동염은 얼굴뼈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부비동은 작은 통로를 통해 코와 연결돼 환기와 분비물 배출이 이뤄지는데,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점막이 붓거나 막히면 분비물이 고이면서 염증이 발생한다. 감기의 후기에는 바이러스 감염에 세균이 겹쳐 급성 부비동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드물게는 비강이나 부비동 내 종양이 통로를 막아 발생하기도 한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 부비동염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콧물·후비루·두통... 주요 증상 체크
부비동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코막힘, 누런색·초록색 농성 콧물, 얼굴 압통, 두통이다.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나타나거나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될 경우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발열이나 권태감, 후각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김동영 교수는 “특히 고령자나 천식·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초기 증상이 경미해도 합병증이 빨리 진행될 수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단은 비강 내시경으로 점막 부종, 물혹과 고름 여부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내시경으로 확인이 어려운 부위나 수술 필요 여부는 CT로 평가하며, 곰팡이성 염증이나 종양이 의심될 때는 MRI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한다.
◇약물·수술·생활 관리... 치료와 예방 전략
치료는 항생제가 기본이며, 대부분 2~3일 내 증상이 호전된다. 점막 부종과 염증 완화를 위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되면 항히스타민제를 병행한다. 생리식염수 코 세척은 분비물 배출과 코막힘 완화에 효과적이지만, 비점막 수축제를 3~5일 이상 장기간 사용하면 점막이 붓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약물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경우, 수술로 막힌 부비동을 열어 환기와 배출을 돕는다. 소아는 부비동 발달이 미완성된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수술을 권하지 않지만, 물혹으로 생활이 불편한 경우 예외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부비동염은 가벼운 경우 감기 회복과 함께 자연스럽게 호전될 수 있지만,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환자는 재발과 만성화 가능성이 크다. 만성 부비동염은 눈 주변 봉와직염, 심한 경우 뇌막염·골수염으로 진행할 수 있어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후 손 씻기, 실내외 온도 차 줄이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감기 예방 수칙을 지켜야 한다. 또한 코 전용 보습 연고를 사용해 점막 건조를 완화하고,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면 점막 건강 유지와 분비물 배출에 도움이 된다. 다만 수돗물로 세척하면 점막 기능이 약해지고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왼쪽부터) 부비동염 SNUH건강정보, 김동영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흔한 질문으로 풀어보는 부비동염
부비동염은 감기와 구분이 어렵지만, 노란색이나 초록색 농성 콧물이 나오고 후비루가 동반되면 의심할 수 있다. 수술 후 일반적인 부비동염은 완치율이 높지만, 천식이나 물혹이 있는 경우에는 재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전신 흡수율이 낮아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하지만, 점막 손상을 막기 위해 코 바깥쪽 방향으로 분사해야 한다. 코 세척 시에는 반드시 생리식염수를 사용해야 하며, 수돗물은 섬모 운동을 약화시켜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김 교수는 “기본적인 위생과 점막 관리, 이상 증상 시 조기 진료가 부비동염 예방과 치료, 재발 방지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