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현대로템이 국산 고속철도차량의 첫 해외 수출 기록을 세운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 고속차량 초도 편성을 예정보다 일찍 출고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10일 경남 창원시 마산항에서 ‘우즈벡 고속차량 초도 편성 출항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잠쉬드 압두하키모비치 호자예프 우즈벡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양국 주요 정·관계 인사들과 현대로템 임직원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김정훈 현대로템 레일솔루션사업본부장(전무)은 기념사를 통해 “오늘 출항식은 국내에서 축적한 고속차량 기술 역량을 처음으로 세계 무대에 선보이는 매우 뜻깊은 자리”라며, “우즈베키스탄 고속차량은 양국의 협력과 우정을 상징하는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로템이 우즈벡에 공급하는 고속차량은 총 42량(편성당 7량 구성)이다. 이 차량은 현지 환경에 맞추어 궤도 폭이 넓은 광궤용 대차가 적용됐으며, 사막 기후의 고온과 모래 바람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특화된 방진 설계를 갖추었다. 총 1,286km에 달하는 현지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어 우즈벡의 교통 인프라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초 해외 수출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조기 출고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현대로템이 30년 넘게 쌓아 올린 국산 고속차량 제작 및 운영 경험이 자리한다. 현대로템은 최초의 국산 고속차량인 KTX-산천부터 지난해 영업 운행을 시작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KTX-청룡(EMU-320)에 이르기까지 국가 핵심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양산해왔다. 특히 올해에는 국책 연구과제로 진행된 차세대 고속차량 EMU-370 개발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또한, 우즈벡 고속차량이 2021년부터 국내에서 영업 운행 중인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KTX-이음(EMU-260)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는 점 역시 조기 출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로템은 KTX-이음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 구매, 생산 등 전 과정에서 최적화된 공정 효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6월 우즈벡 철도청(UTY·Uzbekistan Temir Yo’llari)과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계약하며 국산 고속차량 수출의 첫 물꼬를 텄다.

이는 기존에 우즈벡에서 운행하던 스페인산 동력집중식 고속차량을 동력분산식으로 교체하려는 현지 수요와, 높은 수송 효율 및 가감속 능력을 강점으로 하는 국산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기술력이 시너지를 낸 결과였다.

현대로템은 국내 부품 협력 업체들과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통해 국산화율이 90%에 달하는 고속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국산화율은 국내 산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낙수효과)를 창출하며, 판매국의 금융 지원 여부까지 주요 경쟁 요소로 작용하는 고속차량 시장에서 정부의 양허성 수출 금융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우즈벡 고속철 사업 실적을 발판 삼아, 국산 고속차량의 추가 수출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고속차량 수출은 국내 철도 산업의 외연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국가 성장 동력으로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이바바지한다. 수출 실적은 국산 고속차량 성능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의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민관이 힘을 합쳐 세계 4번째로 고속차량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30여 년간 차세대 기술 개발에 매진해 온 노력도 이러한 맥락에 있다.

현대로템은 모든 차량의 현지 인도와 사후 유지보수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협력 업체들과 함께 K-고속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