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겨울만 되면 입술이 트고 목이 칼칼해진다. 코 안이 바짝 마르면서 코피가 나기도 한다. 겨울철 실내 습도는 자연적으로 15~30%까지 떨어진다. 여기에 난방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온도가 1℃ 오를 때마다 상대습도는 약 3%씩 떨어지기 때문이다.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감기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한다. 점액 분비가 줄어들면서 세균과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피부 건조증과 아토피도 악화된다. 피부 세포의 절반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건조한 환경에서는 세포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이 가습기를 찾는다. 하지만 가습기를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초음파식 가습기 29대 중 12대에서 폐렴간균, 녹농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검출됐다. 세척 후 3일만 지나도 물 1cc당 10만 마리 이상의 세균이 번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가습기라도 잘못 쓰면 독이 된다. 올바르고 건강한 가습기 사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가습기를 사기 전 종류별 특징과 사용법을 알아두면 구매 시 참고할 수 있다. (이미지제공=클립아트코리아)
◇ 가습기 종류별 특징과 안전한 사용법
①초음파식 가습기
국내 시장의 약 65%를 차지하는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다. 초음파 진동으로 물을 미세한 입자로 쪼개어 분사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습도가 빠르게 올라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살균 과정이 없어 물속 세균이 그대로 공기 중으로 분출된다. 특히 진동자 부분에서 세균 검출률이 가장 높다. 매일 물을 교환하면 세균이 87.3% 감소하고 이틀에 한 번 열탕 소독(70~80°C)을 하면 99%까지 줄일 수 있다. 물은 수돗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염소 성분이 세균 번식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생수나 정수기물은 염소가 부족해 세균이 더 빨리 번식할 수 있다. 필터는 1~3개월마다 교체해야 한다.
②가열식 가습기
물을 80~90°C 이상 가열해 수증기를 분사한다. 고온 가열 과정에서 병원성 세균이 제거되기 때문에 세균 번식 위험이 극히 낮다. 미백 입자도 없어 가장 위생적이다. 물 교환은 1주일에 1~2회면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될 수 있으면 매일 갈아주는 것이 안전하다. 단, 어떤 물을 사용해도 가열 과정에서 자동으로 살균된다. 분사구 근처 수증기가 80~90°C로 뜨거워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③기화식 가습기
젖은 필터를 자연 증발시켜 습도를 높인다. 찬 수증기가 배출되어 화상 위험이 없고 세균 번식도 낮은 편이다. 습도 상승이 느리지만 안정적이다. 필터 관리가 핵심이다. 1~2개월마다 교체하거나 베이킹 소다와 구연산 물에 1~2시간 담갔다가 헹궈야 한다. 필터가 갈색으로 변하거나 냄새가 나면 즉시 교체해야 한다.
④복합식 가습기
물을 60~70°C로 가열한 후 초음파 진동으로 따뜻한 물방울을 분사한다. 초음파식의 빠른 가습과 가열식의 살균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물은 2~3일에 한 번 교환하고 이틀마다 열탕 소독을 하면 된다.
◇ 안전하게 가습기 관리하는 법
가습기는 벽에서 30cm 이상 떨어진 위치에 두어야 한다. 침대 위에 직접 분사하면 세균을 호흡기로 바로 흡입할 수 있어 위험하다. 습도계는 가습기에서 1.5m 이상 떨어진 곳에 배치해 정확한 습도를 측정한다.
한국소비자원 홍준배 차장은 "굳이 세척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이틀마다 물 교환과 세척을 하면 세균의 수가 99%까지 감소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실내 적정 습도는 40~60%다. 40% 이하면 호흡기가 건조해지고 60% 이상이면 곰팡이와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가습기 구매 시 온습도계를 함께 준비해 실내 습도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초음파식을 사용한다면 매일 저녁 물을 완전히 갈아주고 이틀에 한 번은 뜨거운 물을 수조에 담가 열탕 소독을 실시한다. 번거롭다면 가열식이나 기화식으로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돗물에 이틀마다 교환하거나 증류수에 매일 교환하는 방식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정수기물이나 생수는 세균 번식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