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를 살리는 마지막 단계, ‘신경치료’... 관리가 예후 좌우한다 [고상훈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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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를 살리는 마지막 단계, ‘신경치료’... 관리가 예후 좌우한다 [고상훈 원장 칼럼]

김국주 기자

기사입력 : 2025-12-12 11:24

[Hinews 하이뉴스] 치아 내부에 염증이 생기거나 신경이 손상됐을 때 시행되는 신경치료는, 치아를 발치하지 않고 살릴 수 있는 핵심적인 치과 치료다. 치아 내부의 신경과 혈관이 손상되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염증이 진행될 경우 치근단(치아 뿌리 끝)까지 세균이 퍼져 뼈 손실이나 농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경치료는 염증 부위를 제거하고 내부를 세정·충전해 치아의 구조적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신경치료는 치아의 생명을 보존하는 치료이지만, 단순한 과정은 아니다. 충치가 신경까지 깊게 침투했거나, 심한 온도 자극, 외상, 혹은 과도한 마모로 인해 신경이 손상된 경우에 시행된다. 치료는 국소마취 후 치관 내부를 개방해 염증 조직을 제거하고, 뿌리관(치근관)을 정밀하게 소독한 뒤 인공 재료로 밀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뿌리관은 매우 가늘고 구조가 복잡해 숙련된 기술이 요구된다. 어금니처럼 뿌리관이 여러 개인 치아는 한 번의 치료로 끝나지 않고, 여러 차례에 걸친 세정과 충전이 필요하다.

치료 성공 여부는 치근관 내 세균 제거 정도에 달려 있다. 뿌리관이 복잡하거나 염증이 심하면 세균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워 재신경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염증이 없는 경우 신경치료의 성공률은 약 95%에 달하지만, 염증이 심한 경우 85%, 재치료 시에는 60% 수준으로 낮아진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고상훈 고르다치과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고상훈 고르다치과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신경치료 도중 또는 이후에는 일시적인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염증 조직이 제거되는 과정에서 신경이 자극을 받거나, 세정액이 미세하게 뿌리 끝으로 새어나가면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대부분 진통제 복용으로 완화되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부종, 출혈이 동반될 경우 즉시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

치료 중인 치아는 구조적으로 약해져 있어 부주의한 행동은 피해야 한다. 임시 재료가 채워진 상태에서는 단단한 음식, 질긴 음식, 끈적한 음식 섭취를 삼가고 반대편 치아를 이용해 식사하는 것이 좋다. 마취가 풀리기 전에는 입안의 점막이나 혀를 씹을 위험이 있으므로 식사를 피해야 하며, 마취가 풀리는 데에는 평균 2~3시간이 소요된다.

치료가 완료되면 최종적으로 크라운(보철물)을 씌워 치아를 보호한다. 신경을 제거한 치아는 수분 공급이 차단되어 쉽게 깨질 수 있어 보철물로 감싸주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소홀할 경우 외부 자극에 의해 금이 가거나 파절될 위험이 커진다.

신경치료 후 회복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적이다. 음주와 흡연은 혈류를 방해해 염증을 악화시키고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으므로, 치료기간 동안은 반드시 자제해야 한다. 구강 위생 관리 또한 철저히 해야 한다. 세균이 다시 침투하면 재감염이 발생해 치료 부위가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치과 의사들은 신경치료를 ‘치아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의 치료’라고 강조한다. 치료 과정이 정밀하고 복잡한 만큼, 숙련된 의료진의 판단과 세심한 관리가 동반돼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치료 후에는 정기 검진을 통해 염증 재발 여부를 점검하고, 치아를 보호하기 위한 올바른 관리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 고상훈 고르다치과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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