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 장애 증상, 동반 질환 고려해 함께 치료해야 [이원우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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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 장애 증상, 동반 질환 고려해 함께 치료해야 [이원우 원장 칼럼]

김국주 기자

기사입력 : 2025-12-15 11:04

[Hinews 하이뉴스] 영화 <뺑반>은 통제되지 않는 질주를 일삼는 스피드광 사업가를 추적하는 경찰 뺑소니 전담반의 활약을 그린 작품으로, 이 작품 속에서 F-1 레이서 출신의 사업가 장재철(조정석 분)이 겪고 있는 질환으로 설정된 것이 바로 틱장애다.

해아림한의원 대전세종점 이원우 원장
해아림한의원 대전세종점 이원우 원장

틱 장애 증상은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특정 신체 부위를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게 되는 신경계 질환으로, 단순한 신체 반응을 넘어 정서적 요인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눈 밑·눈꺼풀이 떨리는 현상, 코를 킁킁거리거나 찡긋거리는 행동, 헛기침, 입을 벌리는 동작, 고개를 끄덕이거나 목을 앞으로 내미는 모습, 얼굴을 찌푸리거나 복부·다리에 힘을 주는 행동 등이 있으며, 이는 단순 운동틱(근육틱 증상)에 해당한다. 여기에 ‘음음’ 하는 소리나 “아! 아!”와 같은 발성을 반복하는 단순 음성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욕설이 섞인 복합 음성틱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더 나아가 운동틱과 음성틱이 함께 나타나는 뚜렛증후군(뚜렛장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긴장과 압박이 큰 스트레스 환경에 오래 노출될수록 틱 증상은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틱은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불수의적 증상’이라는 점이 특징이며, 단순히 틱 자체에 그치지 않고 ADHD, 우울증, 강박증, 불안장애, 학습장애 등 다양한 동반 질환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주의 깊은 이해와 통합적인 틱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

틱장애 원인은 중추신경계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서로 영향을 주며, 대뇌 피질의 신경 회로에 변화가 생기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유전적 소인뿐 아니라 과도한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환경적 요인, 그리고 두뇌 기능의 이상 역시 틱 증상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에서도 기저핵을 포함한 뇌 기능의 불균형은 틱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가장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가볍고 일시적인 틱 증상의 경우 주변의 관심이나 환경적 자극에 의해 증상이 강화되거나, 특정한 사회적 상황에서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핵심은 틱장애가 단순히 심리적 이유만으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는 뇌 기능의 불균형과 함께 심리적 자극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지면서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틱 치료를 위해 병원이나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ADHD, 강박장애, 불안장애, 대인기피증 등을 함께 겪고 있는 만큼, 증상과 원인에 맞춘 틱약, 두뇌훈련 등 체계적인 틱 치료 방법이 필요하다. 아울러 시청각 매체 사용을 줄이고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며, 두뇌를 과도하게 흥분시키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적절히 완화하는 생활 관리가 병행되어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소아기에 적절한 틱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장 이후 성인 틱장애나 만성 틱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ADHD는 주의가 쉽게 흐트러지고 산만한 행동이나 충동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ADHD 증상으로 상황과 상관없이 가만히 있지 못하거나, 집중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대화의 흐름과 맞지 않는 말을 하며,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는 행동들이 반복된다. 이러한 증상이 소아·아동기를 지나 청소년기까지 지속되거나 심화될 경우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짜증이 잦아지며, 감정의 기복이 커져 마치 조울증과 유사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면 성인 ADHD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초기 증상이 의심된다면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한 ASRS 검사 도구나 ADHD 진단 기준에 따른 검사를 ADHD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불안장애 범주에 속하는 강박장애는 민감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외부 자극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며 두뇌 기능의 균형이 깨져 나타나는 질환이다. 틱장애와 ADHD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행동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면, 강박증은 원하지 않는 생각이나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반복적으로 떠올라 불안을 유발하고, 그 불안을 줄이기 위해 특정 행동을 되풀이하게 되는 점이 특징이다. 즉, 강박증은 강박적인 생각을 없애기 위해 의식적으로 반복 행동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불수의적인 틱장애와는 달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강박증을 가진 사람에게서 틱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틱장애와 ADHD, 또는 강박증상 진단을 동시에 받은 아이들은 우울감과 불안증 등 심리적인 문제로까지 확장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ADHD만 앓는 아이들에 비해 치료방법도 어렵고 치료 후에도 호전 정도가 매우 더딘 것은 물론 자칫 성장 후에도 성인틱장애, 만성틱장애를 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 해아림한의원 대전세종점 이원우 원장)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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