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유난히 심하게 느껴진다면 척추전방전위증 가능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이 질환은 위쪽 척추뼈가 제자리에서 앞쪽으로 미끄러지며 정렬이 흐트러지고, 그로 인해 신경이 압박되면서 통증과 저림, 보행 불편까지 이어진다. 외형적으로는 배가 앞으로 내밀어 보이거나 엉덩이가 과하게 뒤로 빠져 보이는 특징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참포도나무병원 이동엽 원장
특히 중장년층 여성에서 발병이 잦은 이유는 여러 요인이 겹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근육량이 적고, 하이힐 착용이나 가사·육아로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누적되기 쉽다. 폐경 이후에는 골밀도 감소와 근력 약화가 더해지면서 척추의 지지력이 떨어져 퇴행성 전위가 쉽게 진행된다. 반면 젊은 층에서는 협부 결손을 기반으로 한 척추분리증이 스트레스, 과사용, 외상 등을 계기로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증상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유독 심해지는 통증이 대표적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 통증이 도드라지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갑자기 ‘찌릿’하게 치는 패턴도 전형적이다. 이는 디스크처럼 굽힐 때 아픈 양상과는 반대되는 특징이어서 감별에 도움이 된다. 다리로 내려가는 방사통이 동반되면 신경압박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진단 과정에서는 단순히 영상에서 전위가 보이는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전위가 진행됐는지, 체중 부하 시 흔들림이 생기는지, 신경압박이 어느 수준인지 세밀하게 평가해야 한다. 전위 정도에 따라 치료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기 단계이거나 50% 미만의 전위라면 약물, 물리치료, 신경주사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적용해볼 수 있고, 코어와 둔근을 중심으로 한 근력운동이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50%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 혹은 신경학적 증상이 뚜렷해지면 고정술을 포함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최소절개 내시경 기법을 활용해 전위된 뼈를 제자리로 복원하고 필요한 부위를 고정하는 방식이 많이 적용된다. 실시간 화면을 통해 구조물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 안정성이 높고 출혈이나 회복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의 체력과 연령, 전위 양상에 따라 수술 선택지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치료 계획은 개별 평가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방의 기본은 허리에 무리가 가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다.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를 깊숙이 넣고 허리를 바로 세우며,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패턴이라면 최소한 한 시간마다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체중 관리와 코어·둔근 강화운동은 척추의 전반적 안정성을 높여 퇴행성 변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반복되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초기에 관리하면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방치되면 신경압박이 진행돼 수술을 통한 치료가 필요해질 수 있어 초기 진단이 중요하다.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신호라도 반복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진행을 막아야 한다. 척추 정렬의 불안정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교정이 어려워지므로, 통증 양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