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으로 꽉 막힌 코… ‘배농’과 ‘점막자극치료’로 숨통 틔워야 [조용훈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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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으로 꽉 막힌 코… ‘배농’과 ‘점막자극치료’로 숨통 틔워야 [조용훈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17 10:00

[Hinews 하이뉴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은 비염 환자들에게 가장 가혹한 계절이다. 차갑고 건조한 바람은 예민한 코 점막을 자극해 쉴 새 없이 콧물과 재채기를 유발하고,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 차이는 코막힘을 더욱 심화시킨다. 밤이 되면 꽉 막힌 코 때문에 입으로 숨을 쉬느라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다.

많은 환자가 증상이 심해질 때마다 항히스타민제나 비충혈 제거제 등을 사용하지만, 이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눌러줄 뿐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불편함이 찾아오곤 한다. 한의학에서는 겨울철 비염이 심해지는 원인을 단순히 코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폐(肺)를 비롯한 호흡기 전체의 기운이 차가워지고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외부의 찬 공기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방어 능력이 떨어진 상태로 파악한다.

조용훈 미소로한의원 분당점 원장
조용훈 미소로한의원 분당점 원장
따라서 치료는 코 점막의 기능을 회복하고 호흡기 면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때 답답한 증상을 신속하게 덜어주고 점막의 재생을 돕기 위해 활용되는 대표적인 치료법이 바로 ‘배농 요법’과 ‘점막자극치료’다.

‘배농(排膿) 요법’은 말 그대로 농을 배출한다는 의미다. 환자의 코 상태에 맞는 한약재를 도포한 면봉이나 약물을 비강 내에 삽입하여, 부비동 깊숙한 곳에 고여 있는 콧물과 농을 시원하게 밖으로 빼내는 방식이다. 꽉 막혀 있던 노폐물이 제거되면 숨길이 열리면서 호흡이 한결 편안해지고, 약물이 점막에 스며들어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이와 병행하는 ‘점막자극치료’는 비염 치료의 효율을 높이는 중요한 과정이다. 부어있고 예민해진 비강 점막을 침으로 직접 자극하여 사혈하거나 자극을 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은 점막 주변의 정체된 어혈을 제거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 반복적인 자극을 통해 점막이 튼튼해지면, 차가운 바람이나 먼지 같은 외부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돕는다.

물론 외부적인 시술과 함께 내부의 한기(寒氣)를 다스리는 과정도 필요하다. 체질에 맞춘 한약을 통해 차가워진 폐를 따뜻하게 데워주고 기혈 순환을 도우면, 몸의 전반적인 면역 체계가 안정되어 재발의 빈도를 낮출 수 있다.

치료와 더불어 생활 속 관리도 필수적이다. 실내 습도를 50~60% 정도로 유지하여 코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해 찬 공기가 직접 코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겨울철 비염은 방치할수록 만성 축농증이나 중이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꽉 막힌 콧속을 비워내는 배농과 점막의 자생력을 높이는 치료를 통해, 편안한 호흡과 건강한 겨울을 되찾길 바란다.

(글 : 조용훈 미소로한의원 분당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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