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어딜 가든 화장실을 찾고, 밤마다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깨는 증상은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일상이다. 실제로 70대 초반의 한 환자도 이 같은 불편으로 본원을 찾았다. 낮에는 소변을 자주 보고, 밤에도 서너 번씩 잠에서 깨어야 했으며, 소변 줄기는 점점 약해지고 배뇨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약물로 버텨보려 했지만, 증상은 뚜렷하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 환자는 전립선 전체 크기가 크지 않았지만(80g 이하) 기저질환으로 인해 전신마취가 어려웠기 때문에, 리줌(REZUM SYSTEM) 시술을 제안했다.
리줌 시술은 전기나 칼을 사용하지 않고, 고온의 수증기를 전립선 조직에 주입해 열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과도하게 비대해진 조직은 괴사 후 체내에서 흡수돼 전립선 크기가 줄고 요도 압박이 완화될 수 있다. 수술에 비해 출혈이 상대적으로 적고, 마취 부담이 낮으며, 시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령 환자에게 고려될 수 있다. 역행성 사정 발생률이 낮아 성기능을 보존하고자 하는 환자에서 적용 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 미국비뇨의학회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일부 환자에서는 5년 후 재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4.4%로 보고되어, 장기 효과 측면에서도 참고할 수 있다.
류제만 골드만 비뇨의학과 서울역점 원장
실제로 2024년 4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본원에서 시행한 리줌 시술 47례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는 이러한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평균적으로 시술 1년 후 전립선 총 볼륨은 50g에서 29.3g으로 약 34% 감소했고, 전이대 볼륨은 24.6g에서 12.4g으로 줄었다. 최대 요속(Qmax)은 10mL/s에서 15mL/s로 증가했다. 특히, 전립선 볼륨이 10% 감소할 때마다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가 평균 7.5%씩 개선되는 상관관계도 확인됐다.
하지만 리줌 수술은 단순히 수증기를 주입하는 수술이 아니다. 무조건 많은 양을 넣는다고 효과가 좋은 것도 아니고, 적게 넣는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볼 수도 없다. 전립선의 크기와 형태, 전이대의 비대 정도, 폐색 부위의 양상은 환자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주입하느냐가 리줌의 핵심이다. 실제로 Endourology 저널에 2022년 발표된 논문 등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주입 횟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증상이 더 좋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2023년 BJU International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대로 주입 횟수가 너무 적은 경우, 시술 후 4년 이내에 재수술이 필요한 사례가 더 많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결국 리줌 시스템에서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주입 횟수보다,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와 폐색 양상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주입 위치와 양을 조절하는 ‘맞춤형 전략’이다. 증상이 약해 보여도 특정 부위가 폐색이 진행된 경우에는 정확한 위치에 수증기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큰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반대로 전립선 크기가 80g 이상인 경우라면 다른 치료법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현재 필자가 진료하는 병원에서는 20년 이상 축적해 온 200만 건 이상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리줌 시술의 단기 결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구조 변화와 재발률까지 함께 분석하며, 예측 가능한 치료 전략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리줌을 중심으로 아쿠아블레이션(워터젯 로봇수술), 아이틴드, 홀렙수술 등 다양한 전립선비대증 치료법을 전립선 크기와 형태,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선택하는 통합 치료 접근도 그 일환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리줌은 단순한 시술이 아니라, 정밀한 판단과 계획을 전제로 적용돼야 하는 맞춤형 치료 방법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