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의 낭만 뒤 부상 위험... '겨울 산행 안전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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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의 낭만 뒤 부상 위험... '겨울 산행 안전수칙'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24 09:45

[Hinews 하이뉴스] 겨울이 되면 설경을 즐기려는 등산객들로 전국 산이 붐빈다. 트레일 러닝이나 눈 덮인 산길을 달리는 겨울 산행을 즐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낮은 기온과 빙판길, 짧은 일조 시간은 사고 위험을 크게 높인다. 특히 추위로 몸이 굳은 상태에서 넘어지면 단순한 타박상으로 끝나지 않고 척추나 관절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강언 힘찬병원 진료원장은 “추운 날씨에는 관절 가동 범위와 반사 신경이 떨어진다”며 “미끄러운 지면에서 균형을 잃으면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강한 충격을 그대로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낙상은 척추 압박골절이나 인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 산행은 미끄럼과 낙상 위험이 높아 철저한 준비와 장비 착용, 무리 없는 보행이 부상을 막는 핵심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겨울 산행은 미끄럼과 낙상 위험이 높아 철저한 준비와 장비 착용, 무리 없는 보행이 부상을 막는 핵심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척추·무릎·발목, 겨울 산행의 취약 부위


겨울 산의 노면은 마찰력이 낮아 넘어지는 순간 몸을 방어할 시간이 거의 없다. 뒤로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가 많고, 이때 척추에 강한 압력이 가해져 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골밀도가 낮은 중장년층은 가벼운 충격에도 부상을 입기 쉽다.

배낭 무게도 변수다. 방한 장비와 비상 물품으로 배낭이 무거워지면 상체가 앞으로 쏠리고 허리 부담이 커진다. 하산 시에는 무릎에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하중이 실리는데, 근육과 관절이 굳어 있으면 손상 위험이 높아진다. 울퉁불퉁한 지면에서는 발목 염좌도 자주 발생한다.

◇준비와 장비가 사고를 막는다

겨울 산행의 안전은 준비에서 갈린다. 산행 전에는 기상과 체력 상태를 확인하고, 최소 15분 이상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야 한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예상보다 산행이 길어질 상황에 대비해 보온 의류와 비상식량을 챙기는 것이 좋다.

안전한 겨울산행 위한 TIP (사진 제공=힘찬병원)
안전한 겨울산행 위한 TIP (사진 제공=힘찬병원)
아이젠과 등산 스틱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 장비다. 아이젠은 발에 맞게 단단히 고정하고, 스틱은 하중을 분산해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을 준다. 걷는 동안에는 보폭을 줄이고 발바닥 전체로 지면을 누르듯 디뎌야 한다. 하산은 서두르지 말고, 해가 지기 전에 마치는 것이 안전하다.

김강언 진료원장은 “하체 근력이 부족한 중노년층은 특히 보폭을 줄이고 천천히 걷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은 방심이 큰 골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겨울 산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산행 후 관절이 붓거나 열감이 느껴지면 냉찜질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이 며칠 이상 지속되면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겨울 산의 낭만을 즐기려면, 그만큼의 대비가 필요하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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