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끝나기 전 건강 지키는 금연 시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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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끝나기 전 건강 지키는 금연 시작법”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26 09:00

[Hinews 하이뉴스] 연말과 겨울이 되면 평소보다 쉽게 느껴지는 피로감과 숨찬 순간이 많아진다. 흡연자라면 이런 변화를 마주하며 자연스레 ‘담배 때문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겨울철 추운 환경에서는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전신혈관저항이 올라가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여기에 흡연까지 더해지면 심장과 혈관 부담은 한층 커진다.

니코틴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압과 심박수를 높이고, 심근 수축력을 증가시켜 산소 요구량을 올린다. 심부전 환자의 경우, 흡연으로 관상동맥이 수축하면 산소 공급과 요구 사이 불균형이 발생해 심근 허혈 위험이 커진다. 또한 일산화탄소가 혈액 산소 운반 능력을 떨어뜨리면 심근 손상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규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흡연은 단순 습관이 아니라 심혈관과 폐 건강에 실질적 부담을 주는 위험 요인”이라며 “특히 겨울철에는 심장 부담이 커지므로 금연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금연은 나이와 흡연 기간에 관계없이 언제 시작해도 심장·폐 건강과 장기적 질환 예방에 즉각적·지속적 효과가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금연은 나이와 흡연 기간에 관계없이 언제 시작해도 심장·폐 건강과 장기적 질환 예방에 즉각적·지속적 효과가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금연, 시작 즉시 나타나는 변화


금연을 시작하면 몸은 놀랄 만큼 빠르게 변화를 보인다. WHO에 따르면 금연 20분 후 혈압과 맥박이 안정되기 시작하고, 하루가 지나면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면서 심장이 받는 부담이 줄어든다. 48시간이 지나면 후각과 미각이 개선되며, 음식 맛이 더 뚜렷해진다.

이후 몇 달 동안 혈액순환과 폐 기능이 회복돼 숨이 덜 차고, 9개월 정도 지나면 아침마다 반복되던 기침이 줄어드는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금연 1년 후에는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흡연자보다 절반으로 감소하며, 장기적으로 뇌졸중과 폐암 등 각종 암 위험도 점차 낮아진다.

이 교수는 “금연은 흡연 기간이 길거나 나이가 많아도 효과가 나타난다. 중요한 건 언제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라고 말했다.

이규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규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혼자가 아닌, 전문가 도움으로 성공률 높이기


많은 흡연자가 금연을 개인 의지 문제로만 생각하지만, 니코틴 의존은 뇌의 보상 체계와 관련된 중독 문제다. 금연 과정에서는 불안, 초조,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같은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이규배 교수는 “금연 실패를 의지 부족으로만 볼 경우 오히려 부담이 커진다”며 “금연클리닉에서는 흡연량과 니코틴 의존도를 평가하고, 약물 치료와 상담을 병행해 금단 증상을 줄이면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연 후 체중 증가나 스트레스 우려도 있지만, 금연으로 얻는 건강 이득은 이러한 변화보다 훨씬 크다. 이 교수는 “과거 실패 경험이 있어도 전문 의료진과 함께라면 언제든 도전할 수 있다. 금연은 시작 자체가 이미 건강을 지키는 강력한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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