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여고 학생들,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제작·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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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여고 학생들,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제작·기증

점자·NFC·촉각 요소 결합한 학생 주도형 공익 프로젝트 실현

유상석 기자

기사입력 : 2025-12-24 15:33

[사진=대전맹학교 제공]
[사진=대전맹학교 제공]
[Hinews 하이뉴스] 대전 충남여자고등학교 재학생들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을 직접 제작해 기증하는 뜻깊은 나눔 활동을 펼쳤다.

충남여고 재학생 민보람·안솔지·허나련 학생은 지난 16일,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프로젝트 『소리로 읽는 문학관』을 완성해 학교측에 기증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외부의 예산 지원없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만으로 기획됐으며, 교내에서 모집된 30여 명의 지원자 가운데 선발된 15명의 학생이 성우로 참여해 약 한 달간 녹음을 진행했다.

『소리로 읽는 문학관』은 총 27편의 한국 문학 작품으로 구성된 오디오북으로, 국어 교과 과정에서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소설·시·수필 가운데 저작권 문제가 없는 작품을 중심으로 선정됐다.

특히 이번 작품 선정에서는 시각장애인의 독서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학습적 활용 가능성까지 고려한 구성으로 그 의미를 더했다.

[사진=대전맹학교 제공]
[사진=대전맹학교 제공]

이번 오디오북은 음성 녹음에 그치지 않고, 시각장애인의 실제 이용 환경을 반영해 제작됐다. 학생들은 작품 안내와 주의사항, 작품명과 작가 정보를 점자로 제작했으며, NFC 태그를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음성 파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시각장애의 유형과 정도를 고려해 작품별 줄거리 설명과 촉각으로 느낄 수 있는 삽화를 함께 수록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활동이 학생 주도의 공익 프로젝트이자, 장애 이해 교육과 인문 교육을 실천적으로 결합한 모범 사례로서 교육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작 과정에서 학생들은 점자 학습과 촉각 디자인, 정보 접근 구조까지 직접 고민하며 시각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참여 학생들은 “한 편의 문학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읽는 방식뿐 아니라 구조와 안내 전반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아무쪼록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성준 대전맹학교 교장은 “이번 충남여고 학생들의 오디오북 제작은 관공서나 기업과 같은 외부 예산 지원 없이, 학생들의 자발적인 땀과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매우 소중한 사례”라며 “시각장애를 단순히 배려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실제 생활과 학습의 눈높이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깊이 이해하고 구현해 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문 교장은 또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하려는 의식이 점점 희미해져 가는 요즘, 이번 활동은 우리 사회와 교육 현장에 귀감이 되는 사례"라며 학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유상석 기자

walter@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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