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피로, 냉소적 반응... 직장인 번아웃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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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피로, 냉소적 반응... 직장인 번아웃 경고”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1-20 09:00

[Hinews 하이뉴스] 퇴근 후에도 업무 메신저 알림이 눈에 밟히고, 주말이 지나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업무량은 그대로인데 집중력은 떨어지고, 예전에는 의미 있던 일에도 냉소적인 반응이 먼저 나타난다. 이는 단순한 피로나 의욕 저하가 아니라 ‘번아웃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번아웃 증후군은 만성적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돼 심리적·정서적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를 말한다. 극심한 피로감과 정서적 소진, 업무 냉소, 성취감 저하가 주요 특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ICD-11에서 번아웃을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 직무 스트레스’로 정의하며, 개인 문제보다는 직무 환경과 관리 실패에 초점을 둔다.

한규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번아웃은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책임과 높은 요구 수준, 통제감 부족, 회복 자원의 결핍이 누적된 직무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회복이 어려운 구조가 계속될 때 증상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만성 직무 스트레스로 에너지가 고갈되는 ‘번아웃’, 조기 인식과 환경 조정이 극복의 열쇠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만성 직무 스트레스로 에너지가 고갈되는 ‘번아웃’, 조기 인식과 환경 조정이 극복의 열쇠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원인과 신호, 업무 환경이 만든 피로


번아웃은 과도한 업무량과 장시간 근무, 성과 중심 조직문화, 낮은 업무 통제감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스스로 업무 강도와 속도를 조절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심리적 에너지가 빠르게 소진된다. 지속적인 피로와 냉소, 성취감 저하가 일정 기간 이어진다면 단순 컨디션 문제로 넘기지 말고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한 교수는 “업무 수행에 지장이 생기거나 수면 장애, 불안·우울 증상이 동반된다면 개인의 일시적 피로가 아니라 직무 환경에서 비롯된 번아웃 신호”라며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평가와 개입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극복과 대응, 회복 가능한 구조 만들기

번아웃을 극복하려면 ‘더 버티기’가 아니라 회복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휴식 시간을 명확히 구분하며, 회복을 전제로 한 업무 조절을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규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규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 교수는 “번아웃 상태에서 개인에게 무조건적인 인내나 긍정적 사고를 요구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며 “스스로 소진 신호를 인식하고 회복 여지를 확보하는 것이 먼저다.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말고 상급자나 동료와 논의하거나 조직 내 지원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휴식, 운동, 일상에서의 스트레스 완화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적·정서적 에너지가 회복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정하고, 필요하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장기적으로 업무 효율과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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