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와 불안장애, 비슷해 보여도 다른 질환 [임규진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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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와 불안장애, 비슷해 보여도 다른 질환 [임규진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1-30 10:16

[Hinews 하이뉴스] “불안장애와 공황장애는 같은 병 아닌가요?” 진료 현장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다. 실제로 두 질환 모두 가슴 두근거림, 숨 막힘, 극도의 불안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혼동되기 쉽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보면 발현 양상과 치료 접근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 된다.

최근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공황장애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7년 약 13만9000명에서 2021년 약 20만 명으로 4년 사이 약 44.5% 증가했다.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 국한되지 않고, 직장인·청소년·중장년층까지 폭넓게 나타나는 추세다.

직장인 A씨(35세)는 운전 중 갑작스럽게 가슴이 조여 오고 숨이 막히는 듯한 증상을 느꼈다. 심장은 멈출 듯이 뛰고 손발 감각이 둔해지며 “이대로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가 몰려왔다. 응급실을 찾았지만 검사 결과는 정상. 이후에도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자 공황장애 가능성을 설명 들었다. 이처럼 공황장애 환자 상당수는 심장이나 뇌 질환을 의심하며 병원을 전전하다가 뒤늦게 진단을 받는다.

임규진 해아림한의원 노원남양주점 원장
임규진 해아림한의원 노원남양주점 원장
공황장애(Panic Disorder)는 예고 없이 발생하는 공황발작이 핵심이다. 심계항진, 호흡곤란, 어지럼증, 식은땀, 마비감, 상열감과 함께 극도의 공포가 짧은 시간 안에 몰려온다. 발작 자체는 보통 30분 이내에 가라앉지만, 이후 “또 발작이 오면 어쩌나”라는 예기불안이 일상을 지배하게 된다. 이로 인해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발작이 있었던 장소를 회피하는 광장공포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면 불안장애는 특정 한 가지 증상을 의미하기보다, 불안을 핵심으로 나타나는 여러 정신과적 상태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여기에 일반화된 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특정 공포증,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이 포함된다. 각각 불안을 느끼는 대상이나 상황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위험에 대해 지나치게 경계하고 걱정하는 심리 상태가 지속된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으로 일반화된 불안장애의 경우, 특별한 계기가 없어도 늘 불안이 바탕에 깔려 있다. “괜히 문제가 생길 것 같다”, “가족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까 걱정된다”는 생각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며 쉽게 멈추지 않는다. 이런 만성적인 긴장은 마음에만 그치지 않고, 두통이나 목·어깨의 긴장, 수면 장애, 소화불량 같은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즉 불안장애는 양상이 다르다. 불안장애는 특정한 발작보다는 ‘지속적인 불안과 긴장’이 중심이 된다. 일반화된 불안장애의 경우 특별한 이유 없이도 늘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걱정이 멈추지 않는다. 사회불안장애는 타인과의 대면 상황에서, 특정공포증은 특정 대상이나 환경에서 불안이 두드러진다. 공황장애가 급성 공포 반응이라면, 불안장애는 장시간 유지되는 만성 긴장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두 질환은 뇌와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라는 공통된 기반 위에 있지만, 작동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공황장애는 불안과 공포를 담당하는 편도체가 순간적으로 과흥분하며 교감신경이 폭주하는 현상에 가깝고, 불안장애는 전전두엽과 편도체 사이의 조절 기능이 약해지며 ‘위기 모드’가 지속되는 상태다. 그래서 치료 역시 증상 양상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

공황발작은 전체 인구의 약 3~4%가 한 번쯤 경험할 정도로 흔하지만, 모두가 공황장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첫 발작 이후 증상이 반복되거나 불안 상태가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자연 회복을 기대하기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불안장애나 공황장애를 장기간 방치하면 불면증, 소화불량, 만성피로, 우울 증상으로까지 확장되기 쉽다.

공황장애와 불안장애는 단순한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자율신경과 두뇌 기능 조절이 깨진 상태에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자율신경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편도체의 과민한 반응을 낮추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한약 치료와 함께 침·약침, 심리 상담을 병행해 신체 증상과 정서적 불안을 동시에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불안장애와 공황장애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다. 이유 없는 불안과 긴장, 반복되는 두근거림과 숨 막힘 증상이 일상을 방해하고 있다면 ‘참으면 괜찮아질 문제’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신호인 만큼,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치료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글 : 임규진 해아림한의원 노원남양주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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