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증, 단순한 불편함 넘어 시력 저하 초래… 정밀 진단과 맞춤형 치료 중요 [배훈 원장 칼럼]

칼럼·인터뷰 > 의학칼럼

건조증, 단순한 불편함 넘어 시력 저하 초래… 정밀 진단과 맞춤형 치료 중요 [배훈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2-05 15:00

[Hinews 하이뉴스] 겨울철은 차갑고 매서운 바람과 실내 난방기기 사용으로 인해 우리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가장 쉬운 계절이다. 대기가 극도로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 증상을 호소하며 안과를 찾는 환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흔히 눈이 뻑뻑하거나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을 느끼는 정도로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안구건조증은 방치할 경우 만성 염증으로 이어지거나 각막 손상을 유발해 시력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는 엄연한 질환이다. 특히 현대인들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시간이 매우 길고 건조한 환경에 상시 노출돼 있어, 과거에 비해 건조증의 발생 빈도와 심각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물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현상만이 아니다. 눈물의 성분 균형이 깨지면서 눈물이 너무 빨리 마르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우리 눈을 보호하는 눈물층은 수분, 점액층, 기름층으로 정교하게 구성돼 있는데, 이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눈물막이 불안정해진다. 특히 현대인 안구건조증 원인의 약 80% 이상은 눈꺼풀의 지방샘인 ‘마이봄샘’ 기능 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마이봄샘에서 분비되는 깨끗한 기름이 눈물의 증발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곳이 노폐물로 막히거나 염증이 생기면 기름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눈이 쉽게 건조해지는 것이다.

배훈 ABC안과 원장
배훈 ABC안과 원장
증상 또한 다양하다. 눈이 마르는 느낌 외에도 이유 없이 눈물이 자주 흐르거나, 화끈거림, 가려움, 아침에 눈을 뜨기 힘든 증상 등이 포함된다. 때로는 시야가 흐릿하다가 눈을 깜빡이면 일시적으로 선명해지기도 하는데, 이는 불안정한 눈물막이 빛의 굴절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공눈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자신의 건조증 유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최근 안과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건조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단순 약물 처방을 넘어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IPL(광회춘술) 레이저 치료다. IPL 레이저 치료는 눈꺼풀 주변 피부에 특정 파장의 빛을 조사해 마이봄샘 내의 굳은 기름을 녹여 배출을 돕고,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혈관을 수축시켜 염증을 줄이는 원리다. 이는 눈물막의 안정성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며, 시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 적어 일상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리피플로우(LipiFlow)와 같은 장비를 활용해 눈꺼풀 안팎으로 열과 압력을 가해 노폐물을 직접 제거하는 방식도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생활 습관과 밀접한 만성 질환이기에 병원 치료와 함께 환자 스스로의 노력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장시간 전자기기 사용 시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이고, 50분 작업 후에는 반드시 5분간 먼 곳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매일 저녁 온열 마스크로 5~10분간 눈가 찜질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마이봄샘 기능을 유지하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결국 안구건조증 치료의 핵심은 '개인별 맞춤형 진단'이다. 사람마다 눈물 생성량과 증발 속도, 눈꺼풀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정밀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공눈물은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며, 보존제가 함유된 제품을 과다 사용하면 오히려 각막 세포에 독성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따라서 증상이 반복된다면 안과 전문의를 찾아 레이저 치료나 눈꺼풀 케어 등 적절한 의학적 조치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안구건조증은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독서나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고 심한 경우 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시력 교정 수술을 앞두거나 받은 환자들에게 건조증 관리는 수술 결과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건강한 눈물막이 형성되어야 빛 번짐이 적고 선명한 시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을 노화나 단순 피로로 치부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방치된 건조증은 장기적으로 각막 궤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맑고 편안한 시야를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글 : 배훈 ABC안과 원장)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